감정적 동요는 나의 내면 깊은 곳의 본질적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 같다. 두려움을 마주하니 감정적 동요가 사그라들었다. 예민하고 겁이 많고 작은 거 하나하나를 무서워하는 자아가 나의 본질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러고보니 어릴 때의 나는 정말 세상과 마주하는 것을 너무 무서워했던 것 같다. 역설적으로 어떤 세상이든 무서운건 똑같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이라고 특별히 더 두려워하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익숙한 환경도 언제 위협적인 곳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익숙한 곳이라고 더 안전하게 느끼지는 않게 만든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언제 어느 곳에 있던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작은 부분을 두려워하는게 본질적인 삶의 토대일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런 두려움은 끊임없이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와 실천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내 삶의 원동력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