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입사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2부)

by Ehecatl

1부에서 우리는 AI 시대에 청년 채용이 줄어드는 현상이 단순히 경기 침체 때문만은 아니며, 기술 발전과 인간의 가치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짚어보았다. 문제는 명확해졌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이 문제의 해결책이 기업, 그리고 신입사원 당사자, 즉 우리 모두의 협력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기업의 역할: 기능보다 존재를 채용하라


가장 먼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은 바로 기업이다. 과거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기능적인 질문이 채용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AI가 그 기능을 대부분 대체하는 시대가 오면서, 이제는 '왜 이 일을 하고 싶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기업의 채용 공고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보게 되는 '경력 2년 이상', '어떤 툴을 다룰 줄 아는 사람' 같은 조건 대신, 우리 조직의 핵심 가치를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함께할 동료를 찾습니다'라거나, '고객의 숨겨진 필요를 발견하고 함께 고민할 열정적인 사람을 기다립니다' 같은 문구로 말이다.


이런 가치 기반의 공고는 회사가 어떤 사람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알려주고, 지원자 역시 자신의 가치관과 회사가 얼마나 잘 맞는지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AI를 배제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다만, 사용법을 바꿔야 한다. 과거처럼 AI를 '불필요한 지원자를 걸러내는 도구'가 아니라, '잠재력을 가진 지원자를 찾아내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가장 신뢰성 높은 데이터는 지원자가 직접, 즉흥적으로 말하는 내용에서 나온다. 따라서 면접 과정에서 AI의 힘을 빌려 실시간으로 텍스트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테면, 면접관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지원자의 답변을 기록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I에게 분석을 요청하는 것이다. 아래와 같은 프롬프트를 사용할 수 있다.


"다음 면접 답변 기록에서 지원자의 '성장 마인드셋'과 '협업 경험'에 대한 키워드와 문맥을 분석해줘. 특히 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을 긍정적으로 서술했는지, 팀원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평가해. 해당 내용에 대해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고, 평가 근거를 구체적으로 요약해."


이런 방식으로 AI는 단순히 경력과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지원자의 잠재력과 인성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AI가 걸러낸 잠재력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인간 면접관이 직접 만나 그 사람의 눈빛, 태도, 그리고 공감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AI가 할 수 없는 '인간적인' 영역을 인간이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청년 세대의 역할: AI를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문제의 당사자인 청년 세대의 태도다. '어차피 AI가 다 할 텐데...'라는 허무주의는 결국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과 같다. 이 흐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를 적으로 보지 않고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이다.


AI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여 우리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준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AI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즉,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능력, 그리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창의성 같은 것들 말이다.


이제는 AI와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바탕으로 새로운 통찰력을 얻어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것을 넘어,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살아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단순히 혼자서만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새로운 평가 방식을 믿고 적극적으로 본인을 어필해야 한다. 기업이 당신의 고유한 가치를 알아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말이다. 진정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당신의 열정과 잠재력을 결코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 신입사원 채용을 둘러싼 문제는 특정 한 주체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기업은 조직의 영속성을 위해 신입사원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청년 세대 스스로도 AI를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고유한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 두 주체의 협력이야말로 AI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우리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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