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원래 힘든 거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능력

by 햇님

모든 바쁜 신고가 끝나고 한숨을 돌리고 나니 못할 것 같았던 일을 끝낸 나 자신이 엄청 기특하고 자랑스러웠다. 뿌듯했다. 그리고 성장한 것 같다. 만약에 그때 나는 못하겠다며 도저히 자신 없다며 그만둬버렸으면 얼마나 자신감도 떨어지고 두고두고 후회했을까?


힘들게 버틴 만큼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올라갔다. 그리고 처음 입사해서 쭈구리 같은 모습은 점점 옅어지고 다른 경력직 직원들처럼 당당하게 내 직급에 맞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흡족하고 마음에 든다. 그동안 물경력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경력이 마냥 물은 아니었다. 애를 쓰며 노력했던 흔적들이 그냥 없어져버린 게 아니었고 경험치로 내 안에 쌓여서 나만의 자산이 되어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내공이 있는 사람이었다. 처음에 내게 무례하게 했던 거래처들도 지금은 꽤 공손하게 선을 넘지 않는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도통 모르겠지만 평소 순하고 겁도 많고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생각하는 나인데 그런 내게 선을 넘는다 싶으면 아닌 건 아니다는 생각에 나는 단호해진다. 물론 그러고 나서 내가 너무 했나 싶은 마음에 후회도 하고 또 상처받는 날에는 울기도 하고 그렇게 무너지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금 회복한다.




아이들이 올해부터 다니던 공부방을 정리하고 학원으로 옮겼다.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학원으로 옮기니 레벨에 맞는 반으로 가야 했기에 상담과 동시에 레벨테스트를 받게 되었다. 공부방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큰 아이가 학원에서 레벨테스트를 받은 결과는 처참했다. 새로운 환경의 학원에서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도 긴장될 텐데 갑자기 테스트를 봐야 했으니 성적이 처참한 건 당연한 결과였다. 어쨌든 결과가 그러하니 제일 낮은 레벨의 반으로 들어가서 수업을 받았고 몇 개월이 흐른 뒤 열심히 노력해서 한 단계 레벨이 높은 반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동안 익숙했던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너무나 잘 적응해 내는 아이들을 보며 이직한 후로 적응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내 처지가 떠올랐다.


요즘 큰 아이는 난이도가 높은 학원 수업과 숙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꽤 많이 비춘다. 초저녁부터 쓰러져서 자기 일쑤다.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안쓰럽다. 이제 갓 초등학교 5학년인데 너무 힘들게 공부시키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에 마음이 약해져서 힘들면 안 해도 된다고 말하면 그래도 계속 다니고 싶다고 말한다. 본인이 친구들보다 성적이 뒤처지는 건 더 힘들어하는 아이다. 그런 모습까지도 나와 닮아있다.


"원래 공부는 힘든 거야... 그래도 힘들게 노력한 만큼 네가 더 성장하고 배우게 되는 거야."

오늘도 아이에게 격려의 말을 하며 나 자신에게도 해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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