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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화(マリーゴールド)

마리골드

by 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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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타워가 보이는 건물옆에 있으니 이쪽으로 오렴."

나는 사람들로 분비는 기차에서 내려 교토역 바깥으로 나와 교토타워를 바라보았다.

교토타워 위의 구름은 아름답게 푸른 하늘위로 흐드러져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교토역과는 다르게 하늘은 고요했다. 내 마음도 하늘을 바라보니 고요해지기 시작한다.


타워 옆에 있는 건물옆으로 가니 검은색 소형차가 하나 보인다. 차쪽으로 걸어가니 선생님께서는 반갑게 맞아주신다.

"그 동안 잘 지냈니?

"그럼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카즈코상도 잘 지내셨죠?"

"나도 잘 지냈어!"

"오늘은 시가라는 도시에 비와호가 있는데 거기에 가볼래? 비와호는 일본에서 제일 큰 호수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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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로 향하는 차안에서 그동안의 안부를 이야기 했다.


"여자친구는 생겼니?"

"좋아하는 애가 있어요. 하지만 2번 만난 이후로는 그 이후의 약속은 거절 하더라구요"

"여자의 마음은 참 어려워요. 조언을 해주실수 있나요?"

"그 아이의 마음이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흔들 거리는구나."

"ドンマ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영어로 Don't mind! 신경쓰지마!"


잠시 어떤 의미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너무 신경 쓰지말라고 애기하시는 건가?" 라는 의문이 남은채

카즈코상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간다.

"너의 마음은 어떠니, 괜찮니?"

"어느날은 기분이 좋다가도 어느날은 기분이 안좋고 괴롭기도 해요"

"좋아한다고 말은 해봤니?"

"같은 직장에 다니니 그건 힘들어요."

"김상, 당신은 정말 다정한 사람이야. 하지만 제안할때 뭐 할래?가 아니라 뭐 하자! 라고 리드해야지! 오스! 밀어!"

"밀고 당기기를 해야지! (웃음)"


"시골에서의 생활은 어떠니?"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독립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힘들때도 있지만 행복해요."

"행복하다니 다행이구나."

"저녁은 뭐 먹고싶니?"

"일본에 와서 사실 스키야키를 먹어보지 못했어요. 스키야키 먹고 싶어요!"

"オーケー(오케이)"


"가는 길에 쇼핑몰에서 타코야키 먹고 갈래? 아쉽게도 타이야키(붕어빵)파는 곳은 오늘 휴무네"

"좋아요. 저 사실 타코야키를 더 좋아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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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에 가기전에 잠시 쇼핑몰에 들렸다. 홋카이도의 제품을 파는 상점에 가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홋카이도산 유제품과 옥수수, 과자, 가공식품들이 귀여운 디자인과 함께 진열되어 있었다.

그 중 에서도 옥수수로 만든 제품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일본을 많이 다녔지만 아직 홋카이도는 가본적이 없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홋카이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상점들을 구경하고 나오자 그녀가 묻는다. "다 구경했니? 타코야키 먹으러 가자"

쇼핑몰 안쪽의 푸드코트에서는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 그리고 간식거리들을 판매했다.

타코야키를 먹으면서 그녀의 스마트폰은 분주해진다.

"이 스키야키집으로 예약할건데, 몇시쯤 갈래? 여기는 괜찮니? 가격이 조금 비쌀수도 있어."

"괜찮아요! 6시정도에 예약하면 될 것 같아요"

"가는길에 시가에 절이 하나 있는데 여기도 가볼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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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호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미이데라라는 절로 차는 달려간다.

아쉽게도 절의 정문은 닫혀있었다.

"여기는 단풍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아쉽게도 동절기라 일찍 닫혀있구나"

"다음에 오게되면 꼭 방문해보렴."

굳게 닫힌 정문에서는 오래된 향기가 났다. 육중한 크기의 목재건물에서는 제법 위압감도 느껴졌다.

작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키야키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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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에서 차로 20분여분을 달려 스키야키 집에 도착했다.

"여기는 타베호다이(무한리필)집이야. 고기는 돼지로 할지 소로할지 고를 수가 있어."

"고기는 돼지로 해요!"

잠시 후 직원이 테이블에 도착한 뒤 6가지 소스중 3가지를 고르라고 안내한다.

나는 폰즈와 2가지의 이름모를 소스를 골랐다. 그리고 그녀는 테블릿으로 다른 요리들을 주문한다.

로스트 비프부터 기무치, 츠쿠네, 솥밥, 고등어회 등 여러가지 음식들이 나왔다.

나는 하나하나 맛보면서 각 음식들의 맛과 냄새, 질감들을 조용히 익혀갔다.

"김상, 만족스럽니?"

"네. 너무 맛있어요.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오고 싶은걸요?"

"김상은 다정하구나. 만족했다니 기쁘구나"

"이런곳을 데려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녀는 재차 만족스럽냐고 물어봐주신다. 친절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식사를 마치고 목욕탕이 있는 시내를 가기위해 다시 한번 비와호를 건너간다.

비와호의 잔잔한 물결에는 각양 각색의 빛깔이 펼쳐져있다.

차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고요한 침묵이 흐르며 비와호의 빛깔과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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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 작은 목욕탕에 도착하니 그녀가 말한다.

"30분뒤에 여기서 만나요!"

작은 규모의 동네 목욕탕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었지만 매우 잘 관리되어 있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을 마친뒤 그녀는 나를 마지막 숙소까지 바래다 주신다.

그리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야 말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시간이 얼마 지난 후에 메세지가 하나 와있었다.

오늘 정말 고마워요.

언제나 다정한 김상이 앞으로 더 행복하길 진심으로 빌어요.

오늘은 더 여러곳을 가보고 싶었지만, 여행 피로도 있을 테니까요.

시가에는 비와호라는 호수가 유명하답니다.

지금도 돌아가는 길에 아까 지나온 길에서 잠깐 차를 세우고 풍경을 보고 있어요.

당신과 함께한 시간 덕분에 세상이 더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고마워요.

항상 솔직하게 뭐든 이야기해줘서 고맙고, 또만나요.



나는 메세지를 읽으며 오늘의 순간들을 다시한번 떠올렸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속에서 생각에 잠긴다.


나는 아직도 사랑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사랑이 뭔지 말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에는 정말 여러 모습이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건네는 따뜻함도,

연인 사이에 흐르는 사랑도,

할머니가 스쳐 지나가는 아이에게도 베풀 수 있는 다정함도,

그리고 이 세상을 향한 조용한 애정까지도.

겉모습은 다르지만, 결국 그 모든 건 ‘사랑’이라는 하나의 본질이라는 것을.

나는 그동안 스스로 외롭다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곁에 있던 사람들의 친절과 격려, 응원, 그리고 나를 아껴주는 마음들

돌이켜보면 그것들이 모두 사랑이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다.

내 안에는 이미 사랑이 가득차 있다는 것을


다음날 시가에서 오사카로 넘어오는 기차안에서 다시 한번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여전히 고요했다.

그리고 내 마음도.


https://youtu.be/ULVKzEOJFu8


아이묭 - 마리골드

風の強さがちょっと

카제노 츠요사가 춋토

바람의 세기가 조금


心を揺さぶりすぎて

코코로오 유사부리스기테

마음을 너무 흔들어서


真面目に見つめた 君が恋しい

마지메니 미츠메타 키미가 코이시이

진지하게 바라보던 너가 그리워


でんぐり返しの日々

덴부리 가에시노 히비

뒤죽박죽인 날들


可哀想なふりをして

카와이소우나 후리오시테

불쌍한 척을 하면서


だらけてみたけど

다라케테 미타케도

게을러져도 보았지만


希望の光は

키보우노 히카리와

희망의 빛은


目の前でずっと輝いている 幸せだ

메노마에데 즛토 카가야이테이루 시아와세다

눈앞에서 계속 빛나고 있어. 행복해


麦わらの帽子の君が

무기와라노 보우시노 키미가

밀짚모자를 쓴 너가


揺れたマリーゴールドに似てる

유레타 마리고루도니 니테루

흔들리는 마리골드를 닮았어


あれは 空がまだ青い夏のこと

아레와 소라가 마다 아오이 나츠노 코토

그것은 하늘이 아직 푸르던 여름날의 추억


懐かしいと笑えたあの日の恋

나츠카시이토 와라에타 아노 히노 코이

그립다며 웃을수 있었던 그날의 사랑


「もう離れないで」と

“모우 하나레나이데” 토

“이젠 떠나지마” 라며


泣きそうな目で見つめる君を

나키소우나 메데 미츠메루 키미오

울거같은 눈으로 바라보던 너를


雲のような優しさでそっとぎゅっと

쿠모노 요우나 야사시사데 솟토 귯토

구름과 같이 다정하게 살짝, 꼭


抱きしめて 抱きしめて 離さない

다키시메테 다키시메테 하나사나이

끌어안고, 끌어안고, 놓지않을거야


本当の気持ち全部

혼토노 기모치 젠부

진심을 전부


吐き出せるほど強くはない

하키다세루호도 츠요쿠와 나이

털어놓을 만큼 강하지는 않아


でも不思議なくらいに

데모 후시기나 쿠라이니

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絶望は見えない

제츠보우와 미에나이

절망은 보이지 않아


目の奥にずっと写るシルエット

메노 오쿠니 즛토 우츠루 시루엣토

눈 안에서 계속 비치는 실루엣


大好きさ

다이스키사

사랑해


柔らかな肌を寄せあい

야와라카나 하다오 요세아이

부드러운 살결을 맞대어


少し冷たい空気を2人

스코시 츠메타이 쿠우키오 후타리

살짝 차가운 공기를 둘이서


かみしめて歩く 今日という日に

카미시메테 아루쿠 쿄오토 이우 히니

음미하면서 걷는 오늘이라는 날에


何と名前をつけようかなんて話して

난토 나마에오 츠케요우카 난테 하나시테

뭐라고 이름을 붙일까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ああ アイラブユーの言葉じゃ

아아 아이라부유- 노 코토바쟈

아아 아이 러브 유 라는 말로는


足りないからとキスして

타리나이카라 토 키스시테

부족하니까 라면서 키스하고


雲がまだ2人の影を残すから

쿠모가 마다 후타리노 카게오 노코스 카라

구름이 아직 두사람의 그림자를 남겨뒀으니까


いつまでも いつまでも このまま

이츠마데모 이츠마데모 코노마마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이대로


遥か遠い場所にいても

하루카 토오이 바쇼니 이테모

아득히 먼 곳에 있어도


繋がっていたいなあ

츠나갓테 이타이나아

이어진채로 있고싶네


2人の想いが 同じでありますように

후타리노 오모이가 오나지데 아리마스요우니

두 사람의 마음이 같을수 있도록


麦わらの帽子の君が

무기와라노 보우시노 키미가

밀짚모자를 쓴 너가


揺れたマリーゴールドに似てる

유레타 마리고루도니 니테루

흔들리는 마리골드를 닮았어


あれは空がまだ青い夏のこと

아레와 소라가 마다 아오이 나츠노 코토

그것은 하늘이 아직 푸르던 여름날의 추억


懐かしいと笑えたあの日の恋

나츠카시이토 와라에타 아노 히노 코이

그립다며 웃을수 있었던 그날의 사랑


「もう離れないで」と

“모우 하나레나이데” 토

“이젠 떠나지마” 라며


泣きそうな目で見つめる君を

나키소우나 메노 미츠메루 키미오

울거같은 눈으로 바라보던 너를


雲のような優しさで そっとぎゅっと

쿠모노 요우나 야사시사데 솟토 귯토

구름과 같이 다정하게 살짝, 꼭


抱きしめて 離さない

다키시메테 하나사나이

끌어안고, 놓지않을거야


ああ アイラブユーの言葉じゃ

아아 아이라부유- 노 코토바쟈

아아 아이 러브 유 라는 말로는


足りないからとキスして

타리나이카라토 키스시테

부족하니까 라며 키스하고


雲がまだ2人の影を残すから

쿠모가 마다 후타리노 카게오 노코스카라

구름이 아직 두사람의 그림자를 남겨뒀으니까


いつまでも いつまでも このまま

이츠마데모 이츠마데모 코노마마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離さない

하나사나이

놓지않을게


ああ いつまでも いつまでも 離さない

아아 이츠마데모 이츠마데모 하나사나이

아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놓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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