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주위에 많은데 디자인 도서관은 굳이 필요한 것일까?
국회에서 진행한 포럼을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울산으로 바로 내려오지 않고 들른 곳이 현대카드에서 운영하는 디자인 라이브러리다.
주위에 도서관이 많은데 ‘디자인 도서관’이 굳이 필요한 것일까? 그저 회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겠거니 하면서 큰 기대 없이 갔다.
주차공간은 협소했지만 회원이라고 하니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여기가 입구이다. 왼쪽은 특별히 예약해야 들어가는 곳이었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니 데스크에서 직원이 회원임을 확인하고 입장을 했다.
1층은 소지품을 맡기지 않아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당연히 내가 들고 온 책만 읽을 요량으로 소지품을 맡기지 않고 1,100원짜리 캡슐커피를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 2시간 편히 독서를 했다.
어느 정도 독서를 한 후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2,3층에 뭐가 있다는 봐야 할 듯해서 소지품을 맞기고 2층 올라가는 패스를 받아 2층으로 향했다.
디자인 관련 책들이라 대부분 원서들이다. 그래도 읽을만하다. ^^ 대부분 사진과 도면 등이니까
건축, 브랜드, 시각, 사진, 패션, 주얼리 등으로 구분되어있었다. 가만 보니 책의 크기가 가정에서 소장할 크기가 절대 아니다. 그리고 두께도 너무 두껍고,
여기는 더 중요하고 유명한 책들이라 명품을 만지듯 장갑을 끼라고 안내한다.
안 그래도 큰 책을 쫙 펼치니 정말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같은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면 못 느낄 감동이다. 영화도 영화관에서 봐야 더 감동적이듯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왜 필요한지 조금 이해가 간다.
디자인 라이브러리여서 그런지 실내 공간을 구성도 디자인 라이브러리스럽다는 느낌을 갖는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리고 기둥에 걸린 저 액자 속에 굳이 커버를 씌운 차들 (아직 저 깊은 예술성을 이해 못 하는 1인)
2층에 있는 기와의 지붕이 3층에서 보인다. 한국스러운 느낌이 물씬 난다. 여기는 인물과 자연에 관한 책들이 있다.
3층에 책 없이 빈 공간도 있다. 나는 오마바 책을 꺼냈다. 오바마 사진사가 찍은 정말 미국 분위기 물씬 나는 사진들을 보면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고, 오버마 대통령이 연설 원고를 이리저리 수정한 사진을 보면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무거운지 잠시 느껴본다.
2층에서 보면 1층 저 공간이 보인다.
여기에서 보면 1층 안내 데스크도 보인다. 1층 2층 3층이 단절되어 있지 않고 어딘가 열려있다.
뉴욕의 변천사가 담기 책, 안도 타다오 건축가의 일대기와 그의 작품들을 보았다.
예술 감각도, 건축이나 디자인에 전혀 관심 없던 나도 이 공간에 들어서니 뭔가 예술적이 된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왜 2층 3층에는 소지품을 들고 가지 못하는지, 전문 촬영장비는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 작품들이 훼손되지 않게 잘 유지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감사하게도 핸드폰 촬영은 허락되는 곳이다.
도서관이라기보다 갤러리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듯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안구를 정화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