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를 해고하고 변호사를 고용한 날

모두를 이해하느라 나를 놓쳤다.

by 진희도

정말 지친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들어주고, 이해하고,

나 나름대로 신경 써 줘야 해서다.


밥 한 끼 먹으려 해도

매운 건 못 먹는 사람,

채식주의자인 사람.

메뉴 하나 고르는 일도 쉽지 않다.


이 사람과의 대화도

어딘가 모르게 연결이 끊기는 기분이다.

그래서

만나고 나면 늘 피곤해진다.


한동안은

‘난 이런 사람들을 도우라고

내게 붙여주신 걸까?’ 생각하며

애써 노력했다.


이젠 그만두었다.

나 아니어도

그 사람들 더 잘 살더라.

오지랖이었다.


나 자신은 없는데, 남을 돌보는 것은

동정일 뿐이다.


지금부터는

나를 돌보기로 한다.

내 맘을 이해해 주고,

내 말을 들어주는,

내편인 변호사를 고용해야겠다.

검사는 오늘부로 해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