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을 보내는 법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때문일까.
어젯밤 잠을 푹 잔 탓일까.
나는 오늘 잠들지 못한 이유를 찾는다.
나는 뭔가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 생기면
일단 원인부터 찾아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이다.
‘아, 너 때문이었구나.’ 하고 범인을 지목해야
속이 시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가 다 원인 같다는 데 있다.
커피도, 낮잠도, 생각도, 불안도.
심지어 ‘잠들어야 하는데’라는 다짐까지
다 의심스럽다.
불청객처럼 찾아온 불면을
쫓아내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빨리 자야 돼.”
“내일 망했어.”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냐?”
이런 불편한 속삭임은
잠보다 먼저 도착한다.
고통은
불면 그 자체보다
어떻게든 잠들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더 커지는 것 아닐까.
그때 막내아들이 툭 던진 말이 떠올랐다.
“엄마! 우리 심리학 교수님이 그러셨는데,
잠 못 자는 걸 걱정해 스트레스받아 죽는 사람은 있어도,
못 자서 죽은 사람은 없대!”
생각해 보니
불면보다 더 피곤한 건
불면을 두려워하는 마음인 것 같다.
그날 밤,
나는 여전히 조금 설쳤다.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아들 말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