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보딩 프로세스 개선노트 2 : 전략
진단 과정을 통해 아이데틱 커리어 여정의 아이덴티피케이션(Identification)이 결정되었다.
아이데틱 커리어 여정 진단편 : https://brunch.co.kr/@sw486wl/2
CEO 인터뷰, 사례 조사, 직원들과의 토론, 설문조사 단계를 차곡차곡 밟으면서 아이데틱 커리어 여정은 뚜렷해졌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3가지로 함축되었다.
Pratical, Meaningful, Positive
실용적이고, 의미를 담아야 하며, 긍정적이어야 한다.
이 짧은 한마디에 우리의 직업정신과 통하는 스토리가 담겨있다.
타기업들의 웰컴키트 사례를 보면서, 우리의 공통된 의견은 불필요한 포장이 많다는 것이었다. 마치 마트료시카 러시아인형처럼 굿즈를 만나기까지 박스를 벗기고 또 벗기고 벗겨야 했다. 굳이 저 아이템에 박스가 필요할까? 의문이 들었다. 2년 전부터 ESG가 큰 화두가 될 만큼 환경과 공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이 필수가 된 시점에서 우리 회사도 ESG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쁘게 포장된 키트를 받는 사람은 기분이 좋겠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포장을 근절하기로 했다. 웰컴키트 구성품에 포함된 에코백을 활용해서 아이템들을 모두 담자는 의견이 일치했다. 다소 성의가 부족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신규직원들이 포장미보단 의미를 알아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마케팅 컨설턴시다.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도우며, 브랜딩을 기반으로 Strategy, Experience, Management까지 통합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전시박람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그 현장엔 늘 우리가 있다. 겉보기엔 멋있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부스 구조물들 사이에서 땀 흘리며 스탭들이 뛰어다닌다. 이런 긴박함을 경험하지 못한 신입직원들은 매콤한 현장의 맛을 보고 스스로를 재발견하게 된다. 준비 못한 것에 대한 불편함,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 같은 감정들이 새로운 각오로 바뀌는 과정이다. 요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고 각 종 재료와 양념을 준비하듯, 현장에서도 노동력을 향상하기 위한 옷차림과 장비들이 필수인 셈.
우리는 키트의 진정한 ‘쓸모’를 위해서 일반적인 사무용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웰컴키트와는 달리, 현장 맞춤형 ‘두잇키트’를 제작하기로 했다. 2개월 TP(Training Period) 관문을 통과한 용병에게 에어팟, 휴대용 충전기, 힙색, 캡모자 등 탄탄한 전투용품을 전하면서 그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용기를 주고 싶다.
‘진단’ 과정의 사례조사를 하면서 우리 회사에도 꼭 적용했으면 하는 것은 프리온보딩(Pre-Onboarding)이었다. 커리어 여정의 시작이 '입사부터'가 아니라 ‘최종합격에 대한 안내부터’라는 생각을 인풋 하기로 했다.
입사 통보를 받은 지원자가 정말 받고 싶은 게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우린 망설임 없이 커피 기프트카드를 택했다. 집 앞에 놓여있는 꽃바구니도 좋겠지만, 직장생활의 가장 큰 필수품은 바로 팀원이 아닐까?
서먹서먹해하는 신입사원이 팀원들에게 커피를 쏜다면 아무도 뉴비를 저격할 수 없을 것이다.
커피 기프트카드는 업무 중 잠깐의 티타임으로 매뉴얼에는 없는 ‘회사생활 꿀팁’을 전수받길 바라는 선배들의 마음이 담긴 셈이다.
사회생활의 기본은 ‘소통’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의 부족함도 소통만 잘하면 성장이 된다. 우리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Sharing is caring’ 모토 아래, 공유가 공생이 되었기 때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원격근무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어디서든 노트북만 있으면 소통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화상회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생활화되어 있다. 일의 방식이 새롭게 바뀐 요즘 시대에 에어팟은 훌륭한 장비이다. 어느 장소에서든 만족스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가 새롭게 증명하고 있는 건 비대면 소통이 결코 빈곤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어팟은 신규 입사자에게 새로운 소통의 대안일지도 모른다. 물론 과도한 줌콜(Zoom meeting)은 덤이지만.
신규 입사자가 첫 출근을 하고, 업무를 배우고, 경력을 쌓고, 퇴사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우린 모두 이곳에서의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첫 시작의 감정은 설렘과 긍정적 기운이 충만할지 몰라도 헤어질 때 과연, 우리는 그럴 수 있을까?
회사와 이별하기로 결심한 직원의 마음도, 동거동락하던 동료를 떠나보내는 일도 여간 불편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아쉽고 서운한 감정은 접어두고 우리는 떠나는 사람에게도 남겨진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선물을 하기로 했다. 커리어 여정의 엔딩에서 마침표가 아닌, 느낌표가 될 수 있는 메시지.
“여행 잘 다녀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끝인사로 캐리어만큼 가장 좋은 이별 선물이 있을까,
마지막 출근일, 챙겨야 하는 개인물품들을 캐리어에 잘 담아가길 바라는 심산도 있지만, 회사를 떠나는 퇴사자의 뒷모습이 마치 여행을 떠나는 모습처럼 유쾌함을 주고 싶었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 일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기에, 기쁘게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
언젠간 돌아올 것만 같은 그 사람이 진짜 돌아왔던 것처럼, 우리의 추억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즐거운 여행을 떠나기를!
‘아이데틱 커리어 여정’을 위한 진단을 마치고 전략을 세웠다.
이제 디자인 시각화(Design)를 하고 실행(Deliver)이 남아있는 단계에서 미국 라스베가스 CES 출장일정이 겹쳐졌다. 다음 과정은 출장을 다녀와서 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대표님께서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2023년 회사 비전 선포 & 신년 워크숍을 베가스에서 하자고 선언하셨다. (내가 회사를 나가 있는 동안 워크숍 스케일이 상당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베가스로 날아왔다!
잠시 떠나 있는 동안, 다음 스텝을 우리 회사 그룹사인 스튜디오 에이치아이엠(HIM) 강병욱 대표님에게 의뢰하기로 했다.
네이버, NHN엔터, 넥슨에서 수많은 브랜딩을 기획하고 만들었던 강대표님의 감각이라면 미련 없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우리 회사의 종군기자로 알싸한 현장의 맛과 짜릿한 베가스 스토리를 담아 올 예정이다.
강대표님, 잭팟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