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락 국제전시상 수상으로 발견한 글로벌 마케팅 인사이트 3가지
브랜드 기획자, 마케터들은 CES, MWC, IFA 같은 글로벌 전시 현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감하곤 합니다.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초대형 부스들의 물량 공세 앞에서, 중소형 부스들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CES 2026’에서 이러한 통념이 깨지는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중국 가전 브랜드 '로보락(Roborock)'의 보스 어워즈 은상 수상 소식입니다.
보스 어워즈는 CES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심사를 통해 가장 뛰어난 체험형 전시 부스 상위 30개를 선정하는 글로벌 전시 혁신 어워드입니다.
[보스 어워즈 평가 기준]
• 공간 브랜딩 완성도
• 기술 구현력
• 관람객 참여 설계
• 브랜드 메시지 전달력
‘보스 어워즈'는 단순히 외관만을 평가하지 않고 '브랜드 경험 마케팅'의 정수를 가려내어, 부스 안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서사를 구축했는지 평가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GOLD AWARD WINNERS
1st Place: Waymo
Design: NVE Experience Agency
2nd Place: LG Electronics
Design: HS Ad Korea
Fabrication/Installation: Czarnowski
3rd Place: Doosan
Design: Oricom
Fabrication/Installation: D.Mods
4th Place: Brunswick Corp.
Design: Brunswick Corp.
5th Place: Panasonic
Design: Panasonic, Czarnowski
SILVER AWARD WINNERS
6th Place: Oshkosh Corp.
Design/Fabrication: 3D Exhibits
7th Place: Roborock
Design/Fabrication/Installation: Eidetic Marketing
8th Place: Clarios
Design: Iris North America, Vok Dams
9th Place: TCL Corp.
10th Place: John Deere
Design/Fabrication/Installation: MC²
공식 출처 ▼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브랜딩이나 전시 마케팅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물량 공세" "화려하지만 메시지가 없다"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들이 다반사였습니다. (제품은 강하지만, 브랜드 경험은 약하다는 인식이 암묵적으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6 CES 보스 어워즈를 통해 중국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글로벌 마케팅 에이전시, 아이데틱이 총괄 기획한 '로보락'이 종합 순위 7위로 은상을 수상하면서, 업계에서는 다시금 로보락 CES 전시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는 중국 브랜드 중 Top 10 내, 최상위 랭크로 기술 우위를 넘어 '브랜드를 공간에 구현하는 기획 역량'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로보락의 은상 수상'은 글로벌 마케팅의 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가 더 이상 카피의 대명사가 아니라, 전시 마케팅 기획을 한 단계 끌어올린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LG전자, 두산, 파나소닉 등 글로벌 거인들이 초대형 부스를 통해 압도적인 브랜드 규모감을 선보인 것과 달리, 로보락은 중형급 사이즈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습니다. 물리적 크기를 넘어선 '기획의 밀도가 만들어낸 드라마'였습니다.
아이데틱이 설계한 로보락 부스의 핵심 컨셉은 "공간의 제약을 허무는 기술"로 주거 환경을 정교하게 재현하여, 기술의 실효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소비자에게 로봇청소기 기술을 장황하게 설명하기 보다, 재미있게 체감하고, 자연스럽게 목격할 수 있도록 공간마다 서사를 만들었습니다.
가장 압권은 ‘계단’이라는 일상적 난제를 해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나무 바닥을 매끄럽게 활주 하던 로봇청소기가 20cm 높이의 계단 앞에서 기계식 다리를 펼쳐 우아하게 오르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단순한 시연 이상의 경이로움을 선사했습니다. 기존 로봇청소기가 넘을 수 있었던 5cm 내외의 문턱이라는 상식적 한계를 무너뜨리며 단번에 각인되는 장면이었습니다.
기술의 정점은 테크니컬 쇼케이스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세계 최초 2륜 다리 로봇청소기 ‘사로스 로버’를 중심으로 ‘사로스 Z70’ 4대가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선보인 군무 퍼포먼스는 많은 관람객들을 몰입시켰습니다. 혁신적인 로보틱스 기술이 예술적 퍼포먼스와 결합된 이 현장은 관람객의 탄성과 셔터 소리로 가득 찼고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을 타고 퍼져 나갔습니다.
아이데틱은 로보락 부스를 Global Top 10 리스트에 안착시키며 유일무이한 ‘중형 부스의 반란’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자본 투입을 통한 규모 경쟁이 아닌, 아이데틱만의 정교한 브랜드 경험 설계와 공간 최적화 전략이 거둔 ‘기획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전시 생태계에서 세 가지 유형의 에이전시를 만납니다.
1. (한국에만 존재) 대기업 계열사로서 시스템 체계를 갖춘 '종합 광고 대행사'
- 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Advertising Agency
2. 현장 전문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공간을 기획, 설계하는 '전시 에이전시'
- Experience Marketing Agency
3. 부스 제작과 물리적 구현에 집중하는 '시공사'
- Construction Company, Exhibition Contractor
일반적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계열사인 종광대와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LG전자가 HS애드와 두산그룹이 오리콤과 함께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전체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고, 현지 운영과 시공은 전문 업체에 위임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을 취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기획과 실행의 층위가 나뉠 때 발생하는 ‘간극’이 브랜딩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CES에서 LG전자와 두산그룹이 각각 금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브랜드의 기획력이 글로벌 정점에 도달했음을 증명하는 성과입니다.
반면, ‘Czarnowski’나 ‘MC²’와 같은 글로벌 BTL 에이전시들은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이들은 공간을 제품을 전시하는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관람객의 경험이 브랜드 철학과 만나는 접점으로 정의합니다. 이른바 'Experience Marketing' 중심 전략입니다. CES, IFA 같은 글로벌 전시에서 국내 대기업이 이들과 ‘대대행’ 구조로 협업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전략은 종광대에서, 경험 설계는 전시 에이전시에서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협업은 창의성과 수행력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브랜드의 장기 전략과 통합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로보락이 2025년부터 아이데틱을 '마스터 에이전시'로 선정한 이유 또한 이러한 전략적 지향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아이데틱의 ‘원팀(One-Team) 체제’는 대대행 구조가 가질 수 없는 기민함과 통합된 브랜드 일관성을 제공합니다.
CES 로보락의 경우,
아이데틱 중국 법인이 로보락 고객사의 비즈니스 맥락과 언어를 이해하고
한국 크리에이티브팀이 감각적인 기획과 디자인으로 공간 서사를 설계하며
미국 현지 법인이 현장 실행력으로 설치와 운영을 총괄합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언어와 '실행 국가'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여 하나의 구조로 움직이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획의 의도가 현장에서 왜곡되지 않고 구현되는 통합 실행력을 갖춘 하이브리드 에이전시입니다.
이제 글로벌 시장은 더 이상 규모와 기술적 완성도로만 브랜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기술을 어떤 맥락으로 소개하고 소비자와 소통하게 만드는지' 전시 기획의 수준이 브랜드의 성패를 가르는 척도가 된 셈입니다.
CES라는 거대한 정글에서 당신의 브랜드가 가장 선명하게 생존하도록 돕는 전략 파트너는 여러분의 선택에 맡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