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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정 Jul 18. 2022

아침산책 in 뉴저지

“YOU”

“YEAH, YOU”

“SLOW DOWN!” 


가끔 일찍 눈이 떠질 때면 동네 산책을 나간다. 주변이 온통 국립공원처럼 거대한 나무로 둘러 쌓여 있고, 집은 한 채씩 띄엄띄엄 있으며, 아무리 걸어도 사람이라곤 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는 조용한 동네이니 걷기에 좋은 조건은 모두 갖춘 셈이다.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친구네 집 정원에서도 매일 만나는 건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은 것도 비슷한 상황. 


어느 날 아침 걷던 중 발견한 전봇대의 이 글귀가 마음에 몹시 와 닿았다. 


“YOU”

“YEAH, YOU”

“SLOW DOWN!


차의 속도를 줄이라는 의미로 써서 붙여 둔 것일 텐데 나는 왜 누군가가 내게 하는 말처럼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을까? 그리곤 이렇게 사진까지 찍어왔으니 말이다. 


“응”

“나 그래서 천천히 가려고”

“지금의 내 속도를 줄이고!”

“나 이젠 그럴래. 지금껏 30년간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나에게 이정도 선물정도는 해줘도 되지 않겠어? 워낙 안 해봐서 쉽진 않겠지만 말이야” 


라고 혼자 중얼대며 걸어왔다. 나... 왠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강렬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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