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이 내면의 평화를 깨뜨리지 못하도록
새 학기를 앞두고 좋은 책을 만나 감사하다.
새 학기에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떠한 외적인 일들에도 요동하지 않는 내면의 평화와 고요를 구축하는 것.
하나님이 창조하신 온 우주의 질서처럼 내 내면세계 또한 균형과 질서와 조화를 이루도록, 그렇게 가꾸어 가는 것.
많은 현대인들이 삶의 균형과 조화를 갈망한다. ‘워라밸’이라는 용어가 유행하는 것만 봐도 현대인들이 얼마나 무질서하고 복잡한 이 세계에 진절머리를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오랜 시간 그 방법을 외적인 영역에서 찾았던 것 같다. 정리정돈도 해보고 자기 계발서도 닥치는 대로 읽어보고 시간관리/일정관리 및 일 잘하는 법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내면은 복잡하고 공허했다.
내가 감당해야 할 일상의 수많은 의무 속에서 내면의 고요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월든>처럼 나도 다 때려치고 숲 속으로 들어가야만 가능할 것 같은 절대불가능의 영역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내게, 로렌스 형제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의 임재를 날마다 경험할 때, 영혼의 바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잠깐 붙었다가 금방 꺼지고 마는 조그만 불꽃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런 외적인 일들이 우리 영혼의 내적인 평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임재, 기도, 이런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늘 성전에서 부르짖는 기도만을 떠올리지만, 로렌스 형제는 매일 매 순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라면 부엌에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하는 시간과 기도하는 시간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 내 외적인 영역들이 아무리 복잡하고 혼란스럽더라도, 매 순간 하나님을 떠올리며 내 삶 전체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할 때 내 내면엔 그 누구도 뒤흔들 수 없는 평안과 고요가 가득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고요의 시간, 새벽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육신을 위해 즐기는 현대인의 밤 문화에선 절대 맛볼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새벽이라는 시간. 이 고요의 시간 동안 하나님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그분과의 은밀한 교제를 이어나가고 싶다.
하나님의 임재를 삶에서 계속 연습해 나갈 때, 자기애와 욕심으로만 가득했던 내 내면은 비워지고 오직 그분의 사랑만 차오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