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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 Mar 07. 2021

무엇이 행복노인을 만드는가?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이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것은?

40대가 미리보는 하류노인 행복노인 미우라 아츠시 (지은이),오용균 (옮긴이) 원제 : 下流老人と幸福老人 資産がなくても幸福な人 資産があっても不幸な人 (2016년)

책을 받아 들고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이 책의 출간 연도였다. 보통은 일본이 우리나라의 5년에서 약 10년정도 사회현상이 앞서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확인한 내용은 원제이다. 2016년에 나온 책으로, <下流老人と幸福老人 資産がなくても幸福な人 資産があっても不幸な人> 하류노인 행복노인 돈이 없어도 행복한 사람 돈이 있어도 불행한 사람이 원제이다. 지은이의 <하류사회> 이후에 나온 책이고, 미쓰비시 종합연구소에 ‘시니어조사’를 바탕으로 개별 조사 결과와 인사이트를 설명해 놓은 내용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통계와 조사를 기반으로 한 내용으로 개인적인 주장만을 늘어 놓은 책과는 다른 특이할 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돈이 없어도 행복한 시니어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산과 행복도는 상관관계가 있지만, 자산이 적은 것이 결정적으로 불행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돈이 없어도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다면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이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그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이 책이 목표하는 바이다. 



PART 1 - 상류노인 하류노인

‘가능하다면 앞으로 얼마나 연간 수입을 늘리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자산 규모에 상관없이 앞으로 100만엔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늘리고 싶은 연간수입을 현재의 수입별로 보면 연간 수입에 상관 없이 100만 엔만 더 있으면 한다는 사람의 거의 40%나 된다. 조사에 참여한 시니어의 평균 연 수입은 260만엔 정도. 평균 금융자산은 2772만엔 상위 13%가 전 자산의 55%를 보유하고 있고 이것이 하류노인과 상류노인의 자산격차를 실상을 보여주는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채가 많은 ‘순수 하류노인’은 노후에 ‘파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데, 60대의 자산격차는 고정되어 역전시키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가장 궁금한 특징적인 부분이 공무원이 더 재테크에 능하다는 조사결과 였다. 공공의 업무의 역할을 다 한 사람이 사회로 부터 안전한 보호를 받는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자칫 공무원 시험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하는 한국상화에 다시 한 번 비춰서 생각하게 되었다. 
조사를 통해서 알게된 하류노인의 경제적인 특성은 정기예금과 같은 금융자산이 부족하고,저축해놓은 돈이 ‘특별히 없다’는 사람의 93%는 유가증권을 갖고 있지 않았다. 유가증권에 의한 자산격차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반면에 상류노인은 대부분 부동산을 통해서 자산을 증식하는데 이는 한국의 상황과 별단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PART 2 - 상류노인은 외롭고, 하류노인은 갖고 싶은 것을 살 수가 없다.

금융자산에 격차가 있기는 하지만 그 부분은 ‘생활자금 부족' 뿐이고, 병과 재난도 간병도 심지어 사별도 차이가 없다. ‘생로병사'의 불안에는 상류노인이나 하류노인이나 격차고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지막에는 죽는다. 그것만은 평등하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부분은 자산이 많든 적든 소요되는 의료비는 같다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40대에 큰 병이나 부상이 빈곤의 원인이 된다. 


연명치료와 묘지에 대한 조사도 흥미로운데 행복노인일수록 무리한 연명치료로 유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고, 묘지에 대한 생각은 행복도와 남녀에 따라 다른 차이를 보였다. 행복한 사람의 경우 선산에 들어고자 하는 의견이 많았고, 행복하지 않은 남성은 유골을 뿌리고 뿌리고, 여성은 수목장을 선호했다. 이혼한 사람에게는 딱 맞는 묘지의 형태가 없었는데 특이할만한 문화 현상이 혼자 사는 사람이 ‘묘지 친구’를 찾는다는것이다. 불안에 대한 요소도 성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여성은 혼자되었을때 치매와 가사를 불안해했다. 반면 남성은 체력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하게 일본에서의 거리 만들기에 대해서 글쓴이는 시니어 여성에게 그 답을 구하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은 여성이 살기좋은 장소가 앞으로 인구 소멸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과 중첩이 되는 부분이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고민은 체력저하와 의료비, 치매에 대한 불안등이 많았다. 하류의 불행한 노인은 갖고 싶은 게 있어도 살 수 없는 사람. 즉 경제적인 자유도가 떨어지는 경우이고 반면에 상류의 불행한 노인은 건강과 고독을 가장 높은 걱정거리로 꼽았다.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시점에 시니어 역시 일에서 자아실현의 기쁨을 느끼고, 자기 효능감을 느끼기 때문에 자아실현적인 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행복노인의 증가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PART 3 - 무엇이 인생의 실패인가? 어떤 사람이 행복할까?


인생을 돌아 보게 했을 때, 좀 더 놀고 싶고, 좀 더 연애해보고 싶었다는 내용은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생각해 보면 좋은 내용인것 같다. 이 중에서도 불행의 이유로 꼽는 최대 요인은 부부생활이었다. 원만하지 않은 부분생활에 대해서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는 학력, 연애, 결혼을 후회하는 측면이 가장 강했고, 남성의 경우 사생활을 소중히 했으면 하는 후회가 가장 컸다. 하류노인과 상류노인 사이에서 경향성이 보이는데, 상류노인의 실패는 가족, 하류노인의 실패는 저축이라는 원인을 꼽았다. 부부, 연애, 자식으로 실패하면 상류라도 불행한 노인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의 수입과 행복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연수입이 높아질수록 행복도가 높다는 정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 수입 600만 엔을 넘으면 행복도는 늘지 않는다. 즉 경제력과 행복도가 일정 부분은 상관 관계가 있지만 어느정도의 경제력을 갖는 순간 더 이상 행복도는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성별에 따라서 조금 다른 차이를 보이는데,  남성 미혼자는 자산이 많아도 행복도가 낮고, 여성은 이혼이나 사별을 하더라도 자산이 있으면 행복하다는 조사 결과를 보여줬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자녀세대와의 동거가 시니어의 행복도를 낮춘다는 결과는 의외였고, 이른바 3세대 자녀와 손자 손녀와의 동거를 하는 사람은 높은 비율로 행복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점이 특기할만하다. 이것은 금융자산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중류노인은 손자가 있으면 행복다는 답변율이 높았고 하류노인일수록 자녀가 있으면 행복하다는 답변율이 높았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 다른 차이를 볼 수 있었는데, 남성으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24%는 자녀와 거의 만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와 여가를 보내는 방법으로 하류 노인은 복권을 사서 공원에 간다는 내용이 특기할만했다. 이것이 일본 사회의 문화적인 특성을 반영하는것인지 한국에서의 결과는 어떤 양상으로 조사가 될지 의문이 남는 부분중에 하나이다. 


고령자라고 해서 반드시 어린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은 혼자 사는 남성은 자녀와 손자가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성의 경우는 이웃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의 수가 중요했다. 혼자사는 남성을 행복하게 하는 것으로는 자녀와 손자보다는 여자친구라는 조사 결과는 약간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와타나베 준이치의 소설이 인기있는 이유를 이런 조사 결과로 추측하는 글쓴이의 위트를 엿볼 수 있었다. 


PART 4 - 돈이 있어도 불행한 사람, 돈이 없어도 행복한 사람

돈이 없어도 행복한 노인의 경우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이번 장에서 살피고 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할 때와 가족과 즐겁게 대화할 때, 손자의 얼굴을 볼 때를 꼽았다. 하류노인은 건강과 손자, 상류노인은 단란한 가족이 행복도를 올려준다고 답했고, 여성은 자녀나 친구, 남성은 이성이 행복의 근원이라고 답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도 있는 내용인데, 돈이 있고 친구가 없는 것보다 돈이 없어도 친구가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결론이다. 즉 행복한 노인일 수록 친구관계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즉 도와주고 지혜를 빌려주는 관계, 사회적관계자본이 금융자본보다 행복에 있어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중요한 발견이다. 또한 행복한 사람은 혼자만의 행복보다 모두의 행복을 생각한다는 점인데 이는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주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듯 하다. 


PART 005 - 무엇이 행복노인을 만드는가?

글쓴이가 앞에서 살펴본 여러가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령화라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관계인구에 대한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셰어형 사회를 제안하는데 협의의 복지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서로 돕고 자극을 주고 받으면서 살 수 있는 도시 만들기, 커뮤니티 만들기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계를 만드는데 서로가 가지고 있는 스킨을 나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한다면 이것이 행복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함께 밥 먹기’와 ‘남녀노소 함께 배우기’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몇 가지 사례를 소개 한다. 〈아사가야 피차일반 식당〉, 〈오캇테 니시오기〉, 〈타가야세 오오쿠라〉, 〈고지카라무라 느릿느릿 연립주택〉, <셰어 카나자와〉

가장 흥미롭게 살펴본 사례는 2015년 '식사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회원제 공용공간(public common space)를 만든 오캇테 니시오기였다. 마을사람들이 '마을식사'를 함께하는 장소이자 '식'관련 몰 비즈니스의 스타트업 장소이기도 하다. 2층은 쉐어하우스 3세대, 1층의 장 하나는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고, 월회원비는 1000엔부터, 운영 관리는 회원이 직접한다고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살펴본 바로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정상 운영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빈곤률 1위, 자살율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 역시도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로 이야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듯 하다. 우리보다 10년 정도 먼저 이 문제에 직면한 일본의 경우는 어떤 관점으로 이 문제를 살펴보고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지 살펴보는것으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니어 조사와 시니어 추가 조사를 통해서 다양한 객관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노력을 한다면 사회문제를 접근하는 방법을 조금 더 객관화 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살펴본 주요한 내용은 경제적인 자유가 행복에도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계속되는것은 아니고, 자아실현이나 관계에 대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행복도는 떨어지는 사실과 기본적인 행복도를 유지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제적인 지원과 특히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덜어 줄 수 있는 부분은 경제적인 격차에 상관없이 앞으로 복지 정책을 세우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지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을 수 있는 내용은 돈이 있고 친구가 없는 것보다 돈이 없어도 친구가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내용이다.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안정함은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사회적관계자본이 금융자본보다 행복에 있어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중요한 발견이다.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단기적인 정책보다는 사회적관계자본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문제 해결 방식이다. 이것이 단순히 노인 문제만을 해결하는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회복을 가져오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또 특기할만한 내용은 글쓴이가 이 책에서 살핀 여러가지 내용들을 젊은 세대가 좀 미리 알았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먼저 인생을 산 인생의 선배들의 생각을 통해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행복을 추구하는데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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