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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Oct 20. 2020

미(美), 워킹맘 100만명이 한 달 만에 사라진 이유

Covid 시대, 워킹맘에 대한 배려가 더욱 필요한 이유

미국 노동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수치를 인용하며, 지난 9월 한 달 동안 약 100만 명 (949,000명)의 워킹맘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처음에 눈을 의심했다. 만명도 아니고, 10만 명도 아니고, 자그마치 100만 명이다. 그것도 9월 한 달간. 이는 싱글 남성과 여성들이 천천히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는 것과 대조되는 엄청난 수치다. 도대체 9월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 학교들이 여름방학을 마치고, 9월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 달 만에 100만 명의 워킹맘들이 아이들의 개학과 함께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아니, 일자리를 떠난 것이다. 역시나 했지만, 통계에서 보이는 수치는 정말 허탈하고 처참하기 그지없다.




미국의 9월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백 투 스쿨 (Back to School)’ 시즌으로 학교에 돌아갈 기대감과 수업 준비로 정신없이 바빠지는 때이다. 하지만, 이번 개학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여파로 대부분 학교에서 대면 수업과 더불어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겠다고 발표했고, 아예 100%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곳도 있다. 미국은 여전히 Covid 확진자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보니, 학교 당국이나 학부모들 모두 선뜻 전면 대면 수업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개학은 했으나, 아이들은 여전히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 모든 부담은 부모의 몫으로 돌아왔고, 특히 자녀의 양육을 담당하는 엄마들이 결국 일을 관둘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아티클에서는, 부모 중 한 명만 직장에 복귀해야 할 경우, 대게 월급이 높은 사람이 남게 되고 이는 엄마보다 아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Covid로 인해 타격받은 분야가, 대부분 여성 종사자가 많은 미용실, 레스토랑 같은 서비스 직종이나, 교육, 엔터테인먼트 분야인 것도 한 원인으로 보았다. 하지만, 직종에 따른 영향으로 보기에는 9월 한 달간, 워킹맘 100만 명이 직업을 잃은 것은 ‘개학’으로 인한 아이 양육의 부담이 여성에게 치우쳐진 게 더욱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실제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업무시간 동안 발생되는 자녀양육의 70%를 엄마가 담당하고 있으며, Covid 기간 동안 엄마들은 일주일에 15시간을 추가로 집안일 및 자녀 양육에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여성의 직장 업무시간을 남성 대비, 4-5배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이들의 개학과 함께 마지노선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관련기사). 



아이들과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학교 온라인 수업이 유튜브 채널처럼, 말재주 좋은 유투버들이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흥미를 돋을 음악이나 재밌는 자막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선생님 한분이 수십 명의 아이들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아이들을 집중시키려고 안간힘을 쓰신다. 하지만, 화면을 통한 인터렉션 (interaction)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저학년은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10분만 지나도 몸을 비비 꼬고, 주변 다른 것으로 쉽게 관심을 돌린다. 마이크 음소거(mute) 버튼을 누르고, 해제하는 것도 저학년 아이들이 혼자 하기 쉽지 않다. 혹시라도, 수업 중에 음소거를 하지 않아 온갖 잡음이 들어가면, 수업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진다. 결국, 온라인 수업 내내 엄마가 옆에서 같이 '강제 참석'할 수밖에 없다. 


수업 후, 홈스쿨링(Homeschooling)이나 숙제를 봐주는 것은 물론, 친구 대신 함께 놀아주는 것도 엄마의 역할에 자연스럽게 추가됐다. 재택근무 중인 엄마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회의 참석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TV나 유튜브를 틀어주고 몇 시간이고 방치할 수밖에 없다. 그 후 밀려드는 죄책감과 혹시나, 학업을 제대로 봐주지 못해 생길 교육격차에 대한 염려로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어가고 있고,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결국, 엄마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을 관두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흔히 결혼한 여성들은 일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이 부족해 일을 관둔다고 보는 시각들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더불어, Covid 팬데믹 상황이, 사회/경제적으로 여성들, 특히 워킹맘들을 일자리에서 내몰고 있다. 직장에서 이탈한 여성들이, Covid 이후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고 싶어도, 구직에 성공할 수 있을지 보장이 없다. 설령 일자리를 구한다 하더라도, 이전 커리어나 직위에 맞는 연봉을 받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 이는 결국, 직장에서의 남녀 임금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달 만에 100만 명의 워킹맘들이 아이들의 개학과 함께 일자리를 잃었다. 모두가 고통받고 있는 Covid 시대, 워킹맘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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