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무엇인가 >
지구가 생성된 후
인류가 출현하고
헤아릴 수 없는 인간이
태어났다 사라져 갔네
신화시대 이전부터 이어져 온
인류의 역사에서
아무도 살아남은 사람 없이
위대한 영웅들도
이름만 남았다네
그러나
이름조차 남지 않은
흔적 없이 사라져 간 무수한 사람들
그들도 살아생전에는
있는 힘을 다해 살았으련만
나도 그들처럼
아무 흔적 없이
세상을 살다 떠나리니
욕심을 부려서 무엇하고
미련을 두어서 무엇하리
사라져 간 목숨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풀잎처럼 살아가리라
-[그래도 인생은]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