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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진권EngineKwon Feb 27. 2022

자전거 왕국에선

차이나는 삶-일상

입춘은 동계올림픽 개막식 날이었고 요즘 들어 낮시간이 길어지고 낮에는 따뜻하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편이라 가볍게 입고 외출했다가 해가 떨어지면 덜덜 떨게 된다.  ​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아파트 뒷 산책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귀가하곤 했다. 분주하고 소란스러운 아침을 보내고 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면 몸의 세포들도 활기를 띄는 기분에 하루를 의욕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12월에 연태에 도착한 만큼 앙상한 나뭇가지만큼 메말라 보이는 연태 첫인상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빨간 머리 앤’처럼 상상력을 발휘해 녹음이 지면 예쁠 공원이 뒷마당에 있다며 위로했다. 아직도 앙상한 가지만 있지만 곧 3월이고 머지않아 푸른 잎이 가득한 모습을 상상해본다.


따뜻해진 날씨 덕에 고이 모셔두었던 킥보드와 자전거를 꺼내 타기 시작했다.


자전거/自行车/zìxíngchē
띠엔동/电动车/diàndòngchē
버스/公共汽车/gōnggòng qìchē
버스/公交车/gōngjiāo chē
(구어체로 公交车가 더 많이 쓰인다 한다)



띠엔동/diàndòng

이곳에서는 띠엔동을 타는 한국 엄마들을 볼 수 있다.

자전거 만한 전기 스쿠터  
띠엔동/电动(车)/diàndòng

막 연태 생활을 시작해 어리둥절했던 시기 아파트 단지에서 띠엔동을 탄 엄마들을 보고 ‘한국 사람 같아 보이는데 띠엔동을 타는 걸 보니 중국인인가?’ 란 생각도 했는데 중국에 와서 운전대를 놓게 된 한국 엄마들 중 일부는 기동성을 위해 단지 내에서 띠엔동을 애용하고 있다.


아파트/小区/xiǎoqū


크고 작은 건물이 1동부터 37동 까지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한국 엄마들은 아파트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각종 상점을 이용하기 위해 띠엔동을 타고 이동한다. 아이들의 등하교•하원길에 띠엔동의 뒷 안장과 앞 안장에 두 아이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0년 이상 타 온 자전거이고 뒷 안장이 있었음에도 사람을 태울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띠엔동이 부러웠는지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을 해보았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늑장 부리는 덕에 스쿨버스 놓칠세라 자전거 뒷자리에 작은 아이를 태워 페달을 힘껏 밟아 등교를 시키기도 했는데 그제야 연태 생활에서 자동차 대신 기동력을 주는 ‘띠엔동’을 타는 엄마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전거•띠엔동 길

한국은 보도에 자전거 길이 있고 그나마 있는 자전거 길이 연속성이 없이 어느 지점에서는 뚝 끊기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그렇듯 보도에서 신나게 달리다가 신호등 앞에서 교통 관리자에게 자전거 길은 따로 있다고 주의와 안내를 받았다.


자전거와 띠엔동의 운행로는 도로의 양쪽 끝에- 갓길 같아 보이기도 한- 배치되어 있다. 보도에서 달리다 차와 나란히 도로 한 칸을 차지하고 이동하니 처음에는 겁이 나기도 했다.


22   중국 여행 때를 떠올리니 자전거가  많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하지만 막상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니 자전거를 타는 몇몇 노인 외에는 띠엔동의 비율이 높고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선지 겨울이여 선지 아니면 자가의 비율이 높아져 자전거 인구가 줄었는지 자전거 길은 한산한 편이었다. 이곳이 예전에 ‘자전거 왕국중국이었나 싶다. 중국어 선생님 말씀 역시 자전거의 비율은 줄었고 띠엔동의 수요는 늘었단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자가용의 비율도 높아져가고 있다고 한다.


자가용의 비율의 높아지면서 지하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는 주차난이 발생하고 있다. 새 아파트에는 지하 주차장이 있지만 건축 10년 이상이 된 ‘삐하이 윈티엔’ 아파트에는 지하주차장이 없다.


아파트 건물 1층 차고를 본연의 용도로 쓰는 가정도 있고, 지정주차석이 있는 가정도 있는데 그렇지 못한 집은 저녁에 인도 통행로를 가로막고 차를 세워놓기도 한다. 상가가 들어서 있는 1층 차고지를 ‘차고 본연의 용도로 사용하길 권고’ 하는 아파트 관리실의 안내를 받기도 한다.


자전거 왕국의 아성이 무너진 중국을 보며 이런 주차난은 자전거가 사라진 자리를 대체한 차로 인해 앞으로 심화되리라 생각해보았다.


택시를 잡다/打车/dǎchē
차를 운전하다/驾车/jiàchē
자전거를 타다/骑行/qí xíng
걸어가다/步行/bùxí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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