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희망>은 여기서 마무리된다. 이게 마지막 회이다. 퀴어와 정신질환을 함께 엮어 써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둘과 상관없는 글을 쓴 날도 있었고 예전에 쓴 글을 가져와 손을 조금 본 후 올린 일도 있었다. 시간부족이라는 핑계로. 글감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핑계로. 여러모로 아쉬운 발행지다. 차가운 희망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기도 한데 이 제목을 달고 아쉬운 결과물을 내다니 속상한 마음도 크다.
그래도 생각해 보면 20주 동안 참 열심히도 썼다. 주제와 어긋난다고 느꼈을 때도. 그저 중얼거리는 글일 뿐이라 느꼈을 때도. 아무거나 뱉는 것 같다고 느꼈을 때도. 쓸 이야기가 도저히 생각나지 않을 때도. 어느 때든 꾸역꾸역 써나갔다. 20회만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그래도 마무리하게 된 걸 축하해 주며 그간 고생했다고. 앞으로 더 잘 쓰게 될 거라고. 지내다 보면 글감이 어디에선가 툭 하고 떨어질 거라고 칭찬과 함께 어르고 달래줘야 할까. 아니면 아쉬운 글이 훨씬 많았으며 발행지 전체를 보자니 주제가 통일 되지 않고 따로 놀고 있다고. 뭘 쓰고 싶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채찍질을 해줘야 할까.
적절한 균형.
둘 다 적절히 해줘야겠다. 단점을 정확하게 인지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고 꾸준히 쓴 점을 높이 평가해 스스로에게 칭찬도 주어야겠다.
아니. 근데. 앞으로 무슨 글을 쓴담? 아직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건 살만한 상태일 수 있다고 그러던데. 솔직히 말해 그렇다. 요새 좀 살만하다. 언제 또 나빠질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요즘엔 그렇다. 근데 살만할 때도 좀 잘 써지면 안 되나? 우울과 불안이 내 몸에 덕지덕지 점철되어야만 써질 수 있다면 차라리 쓰지 않겠습니다. 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러기엔 나는 글쓰기를 너무 사랑한다. 내 품에 꼭 안고 싶은 글쓰기. 너는 진짜 나를 정말 너무나도 괴롭히지만 그래도 난 널 사랑해. 짝사랑. 난 정말 네가 냉면보다 더 좋고 야구보다 더 좋단다.
다시 한번 말한다. <차가운 희망>은 여기서 마무리된다. 그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더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렇게 말해야 나는 또 쓸 거 같아 말한다. 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