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by Step

질문 7. 하루 종일 한 곡의 음악만 듣는다면.

by 동그리

Step by step, oo baby, gonna get to you, girl

Step by step, rook!

Step by step, oo baby, gonna get to you, girl

Step by step, oo baby, really want you in my world.


나의 중학교 시절은 온통 ‘뉴 키즈 온 더 블록’이었어요.

1990년에 발매된 ‘Step by Step’은 전 지구급으로 히트를 친 앨범 수록곡이었죠.


지금은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 수업이 있었어요.

‘I, my, me, mine, You, your, you, yours’

단수와 복수도 헷갈려하던 내가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노래는 줄줄 외우고 다녔으니, 말 다했죠.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듣고 또 듣고,


어느 날, 반 친구가 물었어요.

“너, 뉴 키즈 온 더 블록‘노래 다 외운다며?”

괜히 우쭐해진 전 “응, 난 다 외웠어!”라고 당당하게 대답했죠.

조금씩 모은 용돈으로 친구들과 함께 책받침과 사진을 사러 다니던 열네 살의 저를 생각해 보니,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엄마도 저를 보며 그런 마음이었을까요?


열네 살,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 때였어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하교하던 길에 친구의 오빠 무리를 만났어요.

열여섯 살, 중학교 3학년.

키도 크고,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오빠들은 왠지 멋있어 보였어요.


다음 날 친구가 편지를 전해주었어요.

“이거, OO오빠가 너한테 주래.”

세상에. 태어나 처음 받아본 '러브레터' 였어요.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콩닥콩닥, 하루 종일 붕붕 떠다니는 기분이었죠.


'네가 걸어가는 모습에 반했다. 너와 사귀고 싶다.'이런 내용이었는데, 글씨도 반듯반듯한 그 오빠에게 저도 반해버렸어요. 그렇게 우리의 1일이 시작되었어요.

엄마에게는 비밀로 하지 않았어요. 편지를 받은 날, 바로 보여드렸거든요.

철없고 천방지축인 딸의 연애에 엄마는 웃으셨지만, 걱정이 되는 눈치셨어요.

우리 둘이 따로 만나지는 못하게 하셨고, 대신 오빠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다 같이 놀게 하셨거든요.

우리는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어요. 좋아한다는 말과 서로를 응원하는 말로 가득한 편지들.

하지만 오빠가 고등학교로 진학한 후, 헤어지게 되었어요.


그해 크리스마스,

오빠가 선물로 준 하얀 앙고라 장갑은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뽀송하던 하얀 털은 모두 사라졌지만, 열네 살의 설렘은 여전히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어요.

지금도 가끔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Step by Step’을 들으면 그때가 생각나요.

그리고 문득, 제 첫사랑이었던 오빠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 져요.


“오빠, 안녕. 오빠라고 불러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결혼한 후엔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이 없으니까.

우리 만난 지 33년째야. 세상에 30년이 넘었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처럼만 하면서 잘 살아보자고,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오빠가 아플까 봐 걱정이 돼.

건강해야 된다고 주말마다 등산 다니는 오빠, 고마워.”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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