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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컴쟁이 Jun 25. 2024

여행준비에서 한 발짝 빠져있는 신부

한 발짝이 아니라 열 발짝일지도 몰라

결혼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서로가 잘하는 것을 도맡기로 했다. 평일에 휴무가 있고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내가 “결혼식” 준비를 도맡아 하고 여행준비를 하기 싫어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결혼 후 떠나는 “신혼여행” 준비를 도맡아 했다.

역할분담을 나눈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참 잘했다 싶은 결정이다. 비록 내가 남미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나도 하지 않아 (자랑이다) 이 여행일정표를 봐도 지역명이나 이동방법들이 한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말이다. 아니, 알아볼 의지조차 없었던 게 분명하다. 정작 남미 신혼여행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인데 무책임하기도 하지.

이렇게 친절해도 되는건가요? 댓글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남미사랑” 네이버카페에 가입해서 일정표를 보여드린 뒤 조언과 참견 그 사이를 구했다. 9개의 댓글 중 공통적인 의견은 “이동이 많고 일정이 빡빡하다”그래서 일정을 변경했는가? 또 아니었다. 이미 9번의 비행기는 티켓팅을 했고 일정에 맞추어 숙소예약을 진행한 상태여서 귀중한 의견들은 고이 접어 마음에 품고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싸울 수도 있겠구나, 고산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도 있겠구나’라는 가벼운 걱정만 곁들인 채로..


여행을 마친 10일 뒤인 지금 와서 카페 댓글들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모두 정확한 지적을 해주시고 계셔서 말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무엇이든 경험해 봐야 알 수 있구나.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더 심하게 표현해보면 똥을 찍어먹어 봐야만 똥이구나 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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