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에서 한 발짝 빠져있는 신부

한 발짝이 아니라 열 발짝일지도 몰라

by 컴쟁이

결혼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서로가 잘하는 것을 도맡기로 했다. 평일에 휴무가 있고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내가 “결혼식” 준비를 도맡아 하고 여행준비를 하기 싫어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결혼 후 떠나는 “신혼여행” 준비를 도맡아 했다.

역할분담을 나눈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참 잘했다 싶은 결정이다. 비록 내가 남미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나도 하지 않아 (자랑이다) 이 여행일정표를 봐도 지역명이나 이동방법들이 한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말이다. 아니, 알아볼 의지조차 없었던 게 분명하다. 정작 남미 신혼여행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인데 무책임하기도 하지.

이렇게 친절해도 되는건가요? 댓글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남미사랑” 네이버카페에 가입해서 일정표를 보여드린 뒤 조언과 참견 그 사이를 구했다. 9개의 댓글 중 공통적인 의견은 “이동이 많고 일정이 빡빡하다”그래서 일정을 변경했는가? 또 아니었다. 이미 9번의 비행기는 티켓팅을 했고 일정에 맞추어 숙소예약을 진행한 상태여서 귀중한 의견들은 고이 접어 마음에 품고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싸울 수도 있겠구나, 고산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도 있겠구나’라는 가벼운 걱정만 곁들인 채로..


여행을 마친 10일 뒤인 지금 와서 카페 댓글들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모두 정확한 지적을 해주시고 계셔서 말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무엇이든 경험해 봐야 알 수 있구나.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더 심하게 표현해보면 똥을 찍어먹어 봐야만 똥이구나 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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