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Jul 18. 2022

이번 주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 <미즈 마블>



이번 주는 오랜만에 디즈니플러스 추천작인 <미즈 마블>. 지난 6월 초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방영을 시작한 <문나이트>의 후속 디즈니 시리즈로, 7월 13일에 6부작으로 방영을 마쳤다. 이만 벨라니가 주연을 맡았고, 일찌감치 파키스탄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드라마.


<미즈 마블>은 캡틴 마블의 광팬인 고교생 '카말라'가 어벤져콘에서 개최하는 캡틴 마블 코스프레 대회에 참가하면서, 신비한 힘을 얻게 된다는 스토리로부터 시작된다. 카말라는 색다른 코스프레 작품으로 주목받기 위해, 오래 묵혀있던 할머니의 뱅글을 끼고 대회에 참여하는데, 이때 사고가 나게 되고, 다른 코스플레이어들을 압도하는 '능력'으로 인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나이트 라이트'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하지만 카말라는 단순히 뱅글 때문에 능력이 발현된 것은 아니며, 일부 유전적인 힘이나 운명의 이끌림도 작용되어 결국 히어로가 될 인물, 그것이 최적의 조건을 타고 발현된 것임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미즈 마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둘다 주인공이 고교생이라는 점 외엔 작화나 서사가 공통되는 점이 없지만, <미즈 마블>은 파키스탄 계열 특유의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가 주가 된 타이포를 1화부터 6화까지 유려하게 사용하고 있고 어느 정도 만화적인 장치들이 시리즈 내에서 제법 등장하고 있어 둘의 연관성을 아예 지우기는 어렵다. 세계가 겹치지는 않지만 각각의 드라마/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색감과 색채로 극의 주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데 있어 꽤 장점이라 생각한다. '<미즈 마블>'이라는 타이틀을 보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서남아시아의 반짝거리는 색감에 대한 연상이, 그를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


히어로 시리즈이긴 하지만, <미즈 마블>의 주된 서사는 주인공 카말라와 그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의 과거에 강하게 묶여 있기 때문에 액션에 대한 재미는 높지 않다. <미즈 마블>은 처음부터 고교생 카말라로부터 발현되어 그녀가 자신 가족의 뿌리와 능력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지점이 주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고교생 카말라의 마음 변화, 다시 말해 '하이틴 드라마'가 그렇듯 삶의 방향에 대한 고찰과 방황을 중심 서사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주목하고 싶고 만족했던 요소는 카말라가 어머니와 할머니의 고향인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면서 인도-파키스탄 분쟁에 대해 세밀하게 다루어 내는 드라마의 후반부. 물론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할 자체는 결코 가벼운 서사로 다듬어낼 수 없는 깊은 아픔과 슬픔이 있지만, 시리즈 후반부의 기차 씬에서 이 정서를 어느 정도 소화해냈고, 더불어 카말라의 가족으로부터 '우리를 나눈 건 그들(영국)이지'라고 명확하게 분열과 분쟁의 이유를 짚어주는 부분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마블이 액션에만 집착하지 않고 좀 더 광활하고 광대한 서사로 페이즈 4를 안착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다고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더 디테일하게 카말라 가족에 대한 역사를 다루지 못한 것. 뱅글의 출처 또한 다소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에피소드 한 편을 뱅글에 관한 이야기를 잡아가는 정도로 마무리했다면 어떨까 싶다.

마블치고는 '약한 맛'과 '산만한 편'이라는 평이 있지만, 모두 맞는 이야기인 동시에 이걸 장점으로 소화해낸 성공한 드라마라 생각한다. 기존 마블에서 볼 수 없었던 편집과 연출, 촬영에 대해 <문나이트>부터 <미즈 마블>에 이어지기 까지 '새롭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기존의 히어로물에서 잘 다뤄지지 않던 공간과 장소들을 적극적으로 마블 세계관에 끌고 들어와 보여 준 것 자체로 만족. 개인적으로 인도-파키스탄, 힌두스탄과 서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높은 관심도와 애정이 있어 더 좋은 평가를 준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현재 넷플릭스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라자몰리의 대작 <RRR>과 함께 놓고 봐도 재밌겠다.


마지막 화인 6화에 뜨악할 만한 쿠키가 나온다. 어쨌든 <더 마블스>와 긴밀하게 연결될 예정임을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 수많은 마블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더 마블스>는 이미 촬영을 마쳤으며 2023년 7월에 개봉 예정이라고. 이만 벨라니가 보여줄 미즈 마블의 활약과, 발키리 역을 맡은 테사 톰슨이 기대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주 咒>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