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Aug 01. 2022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너에게 가는 길>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변규리 감독의 작품으로, 2021년 11월에 국내에 개봉했다. 작품 공개에 이어 여러가지 수상과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을 이어가는 등 다양한 관심과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OTT로 자리를 옮겨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길 바랐고, 지난 7월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되기 시작한 다큐멘터리. 여성주의미디어공동체/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인 '연분홍치마'의 열 번째 작품이다.


<너에게 가는 길>은 소방 공무원을 지내고 있는 '나비'와 항공 승무원 '비비안' 두 어머니가 각자의 자녀들의 커밍아웃을 마주하고 겪게 되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다룬다. '일반적인' 부모 세대이자 워킹맘들이었던 나비와 비비안은 성별을 바꾸고 싶다는 '한결',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예준'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 가입한다. 평범한 두 여성이 성소수자 자녀를 두게 되어 바뀌는 일상과 편견으로부터의 투쟁, 그 과정을 바라보며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벅찬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고스란히 녹아진 작품이다.


'시작은 아이의 커밍아웃이었지만, 결국에는 제가 성장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엄마' 비비안의 말과, '자신의 인생은 결국 자신의 것이니 존중하며 살아가자'고 이야기하는 '나비'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존재를 알게 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그곳에 다양한 부모들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 자신과 다른 가치와 지향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꾸준히 참석하는 사람들, 그들의 아이들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려고 손을 먼저 내미는 '부모들'의 시선이 녹아져 있는 다큐멘터리라 더욱 좋았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정공법을 따르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과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 기꺼이 소소한 투쟁의 손을 잡는 그 모든 사람들의 모습에, 결국에는 눈물이 울컥 올라오게 만드는 영화였다.


OTT에 올라오기를 꽤 오래 기다렸고, 마침 3년 만에 열리는 퀴어퍼레이드 즈음에 넷플릭스에 <너에게 가는 길>이 오픈되어 좋았다.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 지금의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영화.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그레이 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