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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07. 2023

<길 위의 연인들> 격정의 로맨스, 파란의 정치사

파라마운트+ 독점 리미티드 시리즈 <길 위의 연인들>


파라마운트+ 독점 작품으로 티빙을 통해 순차 공개되고 있는 시리즈인 <길 위의 연인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매카시 광풍이 불어닥쳤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종전 직후부터 불거진 반공 운동과 더불어 전반적인 동성애 혐오와 색출이 불거졌고, 이는 훗날 반동성애 운동을 연구한 학자로 인해 '자색 공포' 혹은 '라벤더 공포'라고 불리게 되었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혼란함이 가중되고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던 시기, 워싱턴 DC에서 우연히 만난 호킨스 풀러(맷 보머)와 티모시 라플린(조나단 베일리)는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리며 위태한 사랑을 이어간다.


<길 위의 연인들>은 토마스 말론의 동명 소설인 'Fellow Travelers'를 원작으로 한다. 흥미로운 건 원작자인 토마스 말론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이며,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인 맷 보머와 조나단 베일리 또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라는 사실. 특히 맷 보머는 일찌감치 잘생긴 외모와 관리된 몸매로 '섹스 심벌'로 자리한 지 오래고, 조나단 베일리 역시 <브리저튼> 등의 대표작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한창 올리고 있는 배우 중 하나다. 때문에 <길 위의 연인들>은 공개 직전부터 이 두 명의 잘생기고 '찐' 게이인 탑 배우들이 고수위의 로맨스를 나눈다는 사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공개 첫날부터 지금까지, 파라마운트+ 브랜드 시리즈 1위를 고수하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작품이다. 주연인 맷 보머는 총괄 제작에도 참여했다. 다니엘 미나한, 우타 브리제비츠 그리고 론 니스와너가 제작 및 시리즈 연출 등을 맡았다.

<길 위의 연인들>은 1950의 워싱턴, 두 사람의 첫 만남의 순간과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현재의 시간이 교차적으로 보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지난 10월 말에 공개된 1화는, 연락조차 주고받지 않으며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호킨스와 팀(티모시)의 현재, 그중에서도 한때 열렬하게 사랑했던 연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떠나보내고 소위 말하는 '정상'의 평가를 위해 라플리와의 사랑을 잊으려 노력했던 것으로 보여지는 호킨스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시작부터 애틋하고 진한 호킨스와 라플린의 정사 씬과 더불어,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는 정치/역사 스릴러가 진행될 것을 예견하는 차분하고 감각적인 장면들이 유려하게 붙어있다. 서로 겹치지 않을 듯한 캐릭터가 겹쳐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담아냈으며 앞으로 극을 이끌어갈 둘의 완전히 다른 성향과 성격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인트로 같은 설명들이 첨가되어있다. 

2화에서는 호킨스와 팀이 나누는 격렬한 사랑에서 한 발 물러나, 매카시즘이 불던 시기의 각종 차별에 대해 보편적으로 다룬다. 시간이 갈수록 동성애자에 대한 검문과 색출이 엄격해지고 한 번의 실수로 평생 나락에 떨어질 수 있음을 알고 있는 호킨스는 더더욱 관계를 숨기려하지만, 팀은 호킨스와 암묵적으로 만들어 놓은 몇 가지 '룰'을 어기면서 위태한 상황이 연출된다. 1화가 호킨스와 팀에 포커스를 맞추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장면들을 보여주었다면 2화는 이들을 포함해 당시 미국에서 보편의 정서였던 '차별'에 대해 심도 깊게 다루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기는 동시에 매시 매 분을 불안에 떨어야하는 사람들의 암울한 현실을 다룬다. 

https://www.tving.com/contents/P001746843


<길 위의 연인들>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두 주연 배우의 케미. 피로가 가득 쌓인 매카시즘 시기를 로맨스 장르와 버무려 아주 편안하고 고혹적으로 다루어냈다는 것도 있겠지만, 완전히 양극에 놓인 호킨스와 팀의 연애와 종국에는 어긋나게 되는 사랑의 라인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흥미가 되겠다. 맷 보머는 언제나 그렇듯 완벽하고 말끔한 수트 핏을 자랑하지만, 팀을 연기한 조나단 베일리는 익히 알려진 전작들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해 '너드'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사랑에 있어 직진만을 고수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길 위의 연인들>은 소설 원작에 픽션인 드라마 자체로 봐도 즐거운 작품이지만, 이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실제 사회의 이야기 즉 위에서 계속해서 언급했던 '매카시즘'과 '적색공포'에 대한 배경지식, 더불어 1950년대의 미국 사회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 더욱 금세 매료될 수 있는 시리즈다. 당시 매카시즘은 반공 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그룹의 지원을 받고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들 대부분이 공산주의자 색출에 혈안이 되어있던 만큼, 정치계에서 매일 같이 검문 검색이 일어났으며 쥐도 새도 없이 사라지고 잡혀가며 억압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들 또한 빈번했다. 극 중 '이름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이는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 공화당 당원 회의에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공산주의자들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하고 그에 덧붙여 그들 중 다수는 의회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며 그 이름의 목록과 진위 여부와 '반공이냐 아니냐'가 몹시 중요해졌기 때문. 의심스러운 증거가 있다면 바로 청문회로 끌려가 공산주의자로 몰릴 것이 분명하고 또 그와 동시에 동성애자들이 공산주의자이며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풍문이 팽배했기에, '호킨스'는 최대한 이 감시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치밀함을 발휘한다.  


로맨스 장르로도, 스릴러 및 정치물로도 손색이 없는 <길 위의 연인들>. 총 8부작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매주 토요일 오후 순차 공개를 앞두고 있다. 현재 로튼토마토와 메타크리틱 등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의 완결을 미리 기다려본다. 


<길 위의 연인들> 관련 이벤트 안내

1) 웹툰 작가 ‘탁본’과의 스페셜 콜라보 웹툰 공개

https://page.kakao.com/content/63008344 

인기 BL 웹툰 작가 ‘탁본’과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카카오페이지에 스페셜 웹툰이 공개될 예정이다.


2) <길 위의 연인들> 팬페이지

https://www.xn--wk0bo0kb3ps5a9lhg.kr/

순차 공개되는 <길 위의 연인들> 찐팬들을 위한 노션 페이지. 갤러리 등을 통해 비하인드 컷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방명록으로 호킨스와 팀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동시에 굿즈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한다.


*본 게시물은 파라마운트+ 로부터 협찬 및 제공을 받았으며, 주관적 관점으로 작성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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