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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06. 2023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피리어드:더 패드 프로젝트>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라이타 제타브치 감독의 <피리어드: 더 패드 프로젝트>. 2018년 4월에 최초로 공개된 단편 다큐멘터리로 힌디어로 제작되었다. 인도 우타프라데쉬주의 하프루 중에서도 외곽 지역의 마을에 위치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생리대' 혹은 '생리'라는 단어를 정확히 말하지 못해 도망치고 얼버무리며 스스로 고통과 피로를 감수하는 여성들이 직접 생분해 생리대를 제작해 만들고 판매하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원제는 'Period: end of sentence'로, 여성의 월경을 뜻하는 동시에 종결성의 의미를 갖는 'Period'와, 이 월경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문장의 끝을 완전히 닫아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는 제목이기도 하다. 제91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다큐멘터리에 대한 영감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사회적 기업가인 아루나찰람 무루가난탐으로부터 받았다고 감독이 밝힌 바 있다.


25분 남짓의 짧은 다큐멘터리지만, 이 다큐가 주는 메시지는 실로 강렬하다. 생리대를 살 수 없고 생리대에 관해 들어본 적도 없는 하푸르 지역의 여성들은 막 쓰는 천을 덧대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불편한 생활을 지낸다. 인도의 시골 지역, 외곽 지역에서 이런 삶을 계속해서 겪어오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건강 문제가 항상 따르는데, 이를 타파하고 여성들이 직접 생리대를 만들어 판매하는 등 경제적인 문제와 앞뒤 맥락 없이 터부시되어온 여성들의 '월경'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정립하고자 액션 인디아, 그리고 인도 내의 페미니즘 활동과 관련된 다수 재단들이 '패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작은 마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환경도 많이 해치지 않는 생분해 패드를 직접 만들고, 이것을 주변 마을에 유통하고 또 분점을 만드는 등 확장해나가며 여성들을 불편으로부터 해방시키자는 것이 목적으로, <피리어드: 더 패드 프로젝트>는 짧은 시간 동안 그 목적을 십분 달성해나간다.


실제로 인도의 많은 여성들의 당사자성 인식과 더 많은 남성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도 한 프로젝트가 바로 '패드 프로젝트'이며, 이 영향력은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영화 공개로부터 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도 시골 마을의 월경 문제는 당사자들인 여성들에게 골칫덩이이다. 그들 중 절반은 경제적인 문제로 일회용 패드 대신 천을 사용하며 절반은 아직도 여성의 월경이 '불경하다'고 주장하는 멍청한 가부장제의 폐해 속에 스스로 몸을 숨겨가며 월경을 말 그대로 '견뎌내고' 있다. 2023년 현재는 사정이 많이 나아진 셈이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문제. 그 문제점을 잠시나마 깊게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값진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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