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의 갑부이자 세계 부자 랭크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도의 기업인 릴라이언스 오너,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 아들 결혼식 행사가 지난 며칠간 열렸다. 2018년 장녀인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에 이재용이 초대되어 축하용 터번을 두르고 나타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는 이재용뿐만 아니라 힐러리가 참석했고 굴지의 IT오너들과 더불어 비욘세가 축가를 부른 것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이번 아난트 암바니의 프리 웨딩(식전 행사)에는 리한나가 초대되어 주목을 끌었다. 이번 프리 웨딩은 말 그대로 식전 행사로, 본식은 7월에 열린다. 재벌의 돈지랄(...)이야 언제나 오, 그렇구나 정도의 가십거리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내가 몹시 좋아하는 배우들과 가수들이 대거 초청되었기에 그 정보를 기록해볼까 한다.
이번 프리 웨딩 행사가 열린 지역은 '잠나가르'라는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은 왜 이런 거대한 행사를 델리나 뭄바이 같은 큰 도시에서 하지 않는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생소한 곳이다. 잠나가르는 구자라트 주의 끄트머리에 있으며, 하지만 잠나가르는 릴라이언스 그룹의 도시나 다름없는 곳으로, 인구 수 또한 많지 않다. 구자라트에서 큰 도시에 속하긴 하지만 주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 잠나가르였어야 하는가. 그것은 암바니 가문이 구자라티(구자라트 출신)이고, 이 잠나가르라는 도시에 릴라이언스가 엄청난 규모의 석유 화학 단지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나가르 근처에 중요한 항구가 있고, 또한 엄청난 광산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사업을 펼치기에 매우 적합하며, 릴라이언스 덕분에 세계의 석유 도시로 꼽힌다. 파키스탄과 맞닿아 있기에 인도 육공해군이 모두 배치되어 있다. 어쨌든 릴라이언스가가 엄청난 입지를 가지고 있는 도시고, 바로 연결되는 공항이 있어 전세기를 띄우고 착륙시키기 편리하다는 이점 또한 이유가 되겠다. 잠나가르와 뭄바이는 매일 직항으로 연결되는 항공이 있기도 하고.
암바니 가문은 릴라이언스를 이끌며 세계적인 갑부이자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가문. 그것 자체가 자수성가한 집안이라는 것이 또 특이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무케시의 윗대부터 대물림되어온 재벌가이기 때문에, 이런 호화로운 결혼식은 필수다. 지난 장녀의 결혼식에는 1300억 정도를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의 프리 웨딩이 이 정도라면, 본식에서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태울지(그래봤자 새 발의 피겠으나) 주목된다.
식전 행사지만 세계적인 거물들이 모이는 자리고, 또 아름다운 배우들이 빛나는 자리다. 거의 아카데미 레드카펫 같았던 프리 웨딩 행사에, 각기 다른 배우들이 디자이너 사리 등 전통복을 입고 참여했는데 정말로 눈이 즐겁다. 그중 몇 개의 돋보이는 셀럽들의 사진을 가져와봤다. 물론 하루의 사진은 아니고 사흘 내내 진행된 행사의 일부 복장이다.
사흘간 열린 식전 행사에 추정 예산은 250억 정도라고 하는데, 이건 아마 리한나의 초청 비용은 제외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호텔을 잡고 식사를 대접하고 기타 부대 행사를 꾸리는 비용도 막대하지만, 재벌가의 관습대로 이런 중요한 날에는 반드시 동네 주민들, 그리고 넓게는 빈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거대한 연회장을 열어 마음껏 식사를 하고 가라고 하기도 하지만, 거리를 돌아다니며 음식을 나누고 포장을 들려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에 일시적인(ㅎㅎㅎ) 봉사를 한다. 메뉴 구성은 당연히 광역으로 다가갈 수 있는 채식 메뉴와 약간의 닭고기 메뉴로 구성된다.
늘 인도 재벌가의 큰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이 '동네 주민 먹이기'에 대해 생각해보는데, 국내 재벌과 비슷한가? 싶지만 확연히 다른 건, 이들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 생색내기야 모두 다 하겠지만, 국내 재벌들은 시장에 가서 어묵 주워 먹고 먹기 싫은 떡볶이 들거나 젓가락 음식에 넣어 휘휘 젓고 하는 등의 추태가 전부 아닌가. 큰 행사 이후 올라오는 지역 SNS 피드들을 보고 있으면 인도 내에서는 적어도 '그럴듯한 한 끼 대접'만은 늘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U-jlcctuzTE
그리고 대망의 리한나. 리한나는 슈퍼볼 같은 굵직한 행사 아니면 어디 안 나가기로 유명한데 떡하니 암바니 가문 행사에 나타나 역시 돈은 좋군...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딸 결혼식에 비욘세 불렀으면 아들은 이 정도 해줘야지. 사실 BTS를 부르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지만 그들이 모두 군대에 있어 안타깝게도 무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해봤다.
사실 개인적으론 리한나보다 세 '칸'이 모인 것이 더 좋다. 아래 사진이 바로 그것인데, 영상으로 무대를 보니 엄청 흥겹더라. 살만 칸, 람차란, 샤룩 칸, 아미르 칸이 나란히 '나투나투'를 추고 있는데, 람차란은 나중에 불러서 무대에 올라오게 되었고 이 인도 영화 빅 스타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래부르고 춤을 추는 걸 보니 몹시 즐거웠다.
그리고 디피카 & 란비르의 댄스타임과, 인도 배우들의 댄스타임이 포함된 영상. 디피카와 란비르는 다들 워낙 좋아하는 커플이라 그런지, 둘 다 춤을 기가 막히게 춰서 그런지, 암튼 너무 사랑스러운 조합.
https://www.youtube.com/watch?v=1dVp5hRxfLI
그 외에 3일차 라이브 영상 보는데 '차막찰로'가 나오길래 어, 에이콘이 왔나? 싶었는데 정말로 에이콘이 그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고 있었다... 딜지트 도산지, 아르짓 싱 등 그냥 음색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엄청난 가수들이 올드한(ㅎㅎㅎ) 노래들을 불러서 나를 향수에 젖게 만들었다. 요즘 실내에서 즈위프트 탈 때 인도 뉴스 라이브(영어)로 듣는 게 습관처럼 붙어서 매번 즈위프트+인디아 투데이 혹은 NDTV 라이브를 듣고 있는데, 매번 정치 기사만 듣다가 간만에 떠들썩한 연예 기사와 익숙한 노래 익숙한 배우들이 잔뜩 나와 좀 즐거웠다. 즐겁고 귀가 즐거운, 돈이 사방에 흩뿌려지는 호화로운 식전행사는 여전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