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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Apr 19. 2024

44일간의 인도 총선 시작 (4/19~6/1)

유권자 약 9억 7천만 명이 투표하는 인도의 18대 의원 선거(Lok Sabha), 말하자면 '인도 총선'이 오늘인 4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인도 전역에서 실시된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라고 일찌감치 여러 언론에 발표되었는데, 2019년의 선거보다 약 1억 오천만 명이 증가한 탓도 있다. 향후 5년간 인도 정국을 이끌 의원 및 정당을 뽑는 선거이니만큼, 이번 선거에 주변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강대국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인도 총선의 결과에 따라 인도와 아주 밀접하게 붙어있는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몰디브,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까지도 대외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기에 이번 총선은 여러모로 매우 중요하다.


인도 총선은 여러모로 늘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으로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난 수의 유권자가 투표를 하기 때문에 그렇고(2024년 현 인도의 유권자는 세계 최대 유권자 규모를 자랑한다) 그 영토가 아주 크고 투표 및 집계에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이다. 설치되는 투표소만도 110만 곳 이상이 되는데, 이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등 부족민이 아니면 아주 접근이 불가한 지역들까지 염두에 두고 투표소를 설치 및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저런 수가 나올 수 있는 것. 투표 기간이 긴 이유 또한 투표소에 바로 접근이 불가한 사람들, 이를테면 지정된 투표소까지 가는데 몇 시간은 소요되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2024년 인도 총선에 소요되는 국가의 비용은 19조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도 총선 대결 구조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인도인민당 BJP와 라훌 간디가 이끄는 야당인 국민회의 INC가 맞붙는 구조다. 모디 총리의 당이기도 한 BJP는 2014년과 2019년에 집권에 성공해 총 10년 가까이 인도 정국의 주요 인사들을 채우고 있다. 최근 총선에서는 친 BJP 정당들과 함께 연합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라훌 간디의 야당인 국민회의당도 마찬가지다. 


주요 외신들이 꼽는 가장 큰 쟁점은 아무래도 모디의 세 번째 연임이 가능한지 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으로, 또 인도 내의 여론조사가 말하듯 판세는 이미 모디의 연임이 가능한 정국으로 흐를 것이라 생각한다. 모디의 연임은 사실상 확실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근 몇 년 사이에 모디가 이룩한 경제 발전에 있다. 모디는 지극히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며 이를 토대로 자국민에 대한 경제 발전과 경제 성장을 약속했고 (국내의 누군가가 생각나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힌두주의자들이 열광하며 광역의 지지를 약속했다. BJP의 우세도 이런 민족주의적 성향, 정확히는 힌두민족주의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해 모디는 돌연 국호를 '바랏'으로 바꿀 것이다라는 일종의 정치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지난 집권 기간 동안 펼쳐진 모디의 행보를 보고 있자면 마치 인도가 힌두의 나라, 힌두 단일민족의 나라인 것으로 포장되어있는 걸 볼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소수민족과 힌두 외의 종교를 믿는 다양한 사람들은 철저히 열외되었다. 바로 이 점을 국민회의를 포함한 야당은 꼬집고 있다. 특히 모디가 집권 기간 중 카슈미르 등의 자치권을 박탈함과 더불어 다양한 잣대를 기준으로 특히 무슬림을 열외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에 힌두 외의, 혹은 힌두 내에서도 차별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디의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모디같은 경우는 불통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2024년의 인도 총선은 모디 대 모디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 지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겉으로 보이는 수적인 부분들을 집계할 때 '모디가 정치를 잘해서 이 나라가 이만큼 살만해졌다'라는 믿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모디의 연임은 결국 확실시되고 있으나, 궁금한 것은 모디의 집권여당인 BJP가 몇 퍼센트의 지지율로 정당을 확보할 것이냐다. 앞선 주 총선 몇 곳에서 예상을 뒤엎고 야당이 압승한 곳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있음을 감안하면 BJP의 판세가 대단히 우세한 지금도, 어느 정도는 뒤바뀌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이 나온다. 여론조사 자체는 BJP의 압승으로 예상되나, 언제나 선거가 그렇듯 실제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한 달 반 간의 총선 행렬이 과연 어느 쪽으로 얼마만큼 쏠릴지 궁금해진다. 



인도의 선거 방법: 전자투표기 EVM


매번 총선 때마다 약 500만 대 이상의 전자투표기가 열심히 일을(!) 한다. 인도는 전역에 100%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전자투표기의 이름은 EVM(Electronic Voting Machine)으로 1980년대에 처음으로 도입되어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인도는 문맹률도 높기 때문에 글자만으로 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전자투표기에 후보자의 번호와 이름, 정당의 상징 기호 등을 함께 기입하여 그것을 보고 직접 투표하는 방식을 택한다. 원하는 후보 옆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투표가 끝난다. 이 투표를 마치면 부정투표나 중복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관내에서 지워지지 않는 잉크를 검지 손톱에 도포한다. 때문에 선거철이면 다양한 사람들의 검지가 진한 보라색으로 물들어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검지에 도포한다. 때문에 선거 이미지에서는 검지를 높게 치켜든 이미지를 자주 볼 수 있다.

표식을 지우면 그만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 잉크는 세제나 비누 혹은 어떠한 물질로도 지워지지 않도록 개발되었으며 몇 주가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기우에 가깝다. 표식은 보통 4주 이상까지 가기 때문에 이 표식이 지워졌을 때는 투표 기간이 끝났을 때라고 볼 수 있다. 

욕하는 것이 아니다.. 자랑스런 선거 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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