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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트리거>

by 강민영

*스포일러 없습니다.


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트리거>. 영화사비단길이 제작을 맡고 권오승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모두 맡은 영화로, 김남길과 김영광의 차기작 드라마로 화제가 되었다. '총기 소지가 불법인 한국에서 누구에게나 총기가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과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한 드라마로, 공개 당시 인천에서 일어난 끔찍한 총기 사고 때문에 팬 이벤트 및 주연 배우 라이브 등을 취소하는 등 방영 전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의 순위권을 유지하면서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트리거>는 전직 군인이자 베테랑 스나이퍼로 활동했고 현재 경찰에 근무 중인 이도(김남길)과, 이도가 마주하는 기이한 사건 현장마다 엮여있는 의문의 남자 문백(김영광) 두 주인공의 이념과 갈등, 대립이 골자인 드라마다. 다시는 총을 잡지 않겠다고 맹세한 이도와 일생의 대부분을 총과 함께 한 문백이 한국에서 연속으로 일어나는 의문의 총기 사건에 함께 휘말리며 이도와 문백 각자의 트라우마와 이야기가 서서히 드러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처절한 분노에 휩싸여 삶을 아주 힘겹게 가까스로 버텨가는 사람들 앞에 택배로 총이 배달되고, 그 총을 가장 증오하는 대상을 향해 겨눔으로 인해 <트리거> 내의 한국은 더 이상 '총기 청정국'이 아니게 되어버린다.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트리거'는 단 몇 개의 총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버리는 가상의 한국을 담아내는 발화점으로의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총기 액션이나 총기 사건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그리 특수한 것은 아니나, 그 대상이 총기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고 평가되는 한국에서 일어나기에 신선함을 가져다준다. '한국에서 총기 소지가 합법이 된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지옥도 또한 <트리거>를 통해 묘사된다.


기본적으로 총을 다루는 액션물로 구성된 장르의 드라마지만, 주인공 두 사람을 각각 선과 악으로 상정해두고 이 두 인물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주 입체적으로 포괄해 연출하기에 킬링타임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상상, 그리고 논쟁점까지 불러일으켜 드라마 그 이상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장치들이 여럿 존재한다. 더불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악' 그 자체를 연기한 김영광 배우의 새로운 발견도 <트리거>의 백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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