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지 못하는 사람의 기록
나는 언제나 내가 떠다니는 공기 같다고 생각했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 데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
늘 허공 위에 가볍게 떠 있는 기분이다.
다른사람의 바다 속에 푹 잠기고 싶어도
내 존재는 금새 흩어지고
혼자 멀리 우주로 나아가려 해도
결국 내 존재는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그 중간 어디인가에 머문다.
바다에 잠기지도 못하고, 우주로 날아가지도 못한 채
사람들 사이의 틈과 틈 사이를 흘러다니며 살아간다.
공기는 머무르지 못하지만
때로는 아주 잠시 멈추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의 웃음 사이에서
나직한 음악 소리 속에서
혹은 해질녘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빛 한 줄기 속에서
그럴때면 나는 잠시 존재의 무게를 느낀다.
사라지지 않고, 흩어지지 않고,
단 한번의 숨처럼 이곳에 있다는 감각.
나는 여전히 공기처럼 흘러가겠지만
그 순간들이 내 안에 남아
나를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