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이 옳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나의 마음이 곧다고 전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다
우리는 얕은 수면 위에 손을 얹을 뿐이다
물기가 스밀 때
손금 틈에서 비명이 울릴 것이다
내 삶이 울부짖을 것이다
자라지 않는 생명선
그 끝에는 죽음조차도 없다
겸허하다는 것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그것은 누가 정할 수 없는 영역이며
죽음은 언제나 고달픈 해방이다
자유로운 속박이며
밑바닥 뒤의 낭떠러지다
고개를 숙인 남자와
별볼일 없는 월식
나의 생
그날은 달이 뜨지 않았다
그날 나는 태어났고
눈이 감긴 채였다
그러나 나는 빛 앞에서 감은 것이 아니라
빛이 내 앞에서 가물어진 것
길을 잃었다 잊었다 한다
닿지도 닮지도 못하고 닳은 길목에서
우주는 내 것이 되었고 삶을 씹어 먹다가 잇몸이 벗겨진다
잘게 부서진 쿠키 같은 꿈 조각을 털어넣고
까끌거리는 입안을 훑어도 허기는 채워질 리 없다
숙성되고 있다
이 뭐 같은 삶이
떨어지면 기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납작 엎드려 울어야 하는 것
온종일 수수함과 불청결함의 차이에 대해 고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