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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쓰려다 중맹이 중국 소설번역했네!

나는 과연 로맨스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세번째

by 엘아라

늘 로맨스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글 쓰는 것도 많이 바쁜 상황이었다. 사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려면 자료를 쉬지 않도 읽어야한다. 아는 내용이라면 상관없지만 모르는 시대라면 이름 읽는 법부터 좌절스러운 경우도 많다. 그러면 진짜 있는 자료 없는 자료 다 뒤져야하기도한다.


게다가 나의 취향은 워낙 독특해서 내 기준으로 재미없는 소설을 도저히 안 읽힌다는 것이었다. 뭐랄까 읽어도 그냥 글자만 읽는 것이지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노력해야하는 마당에 이런 취향은 굉장히 안좋은 취향이기도 했다.


어쨌든 머리에 로맨스 소설을 생각하긴했지만 그전에 다른 글도 써야했고 덕분에 스트레스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사실 스트레스가 커지면 딴짓을 시작하는데 나는 이것을 일명 "정신이가 가출한다"라고 표현한다. 이를테면 몇년전 정신이가 배타러 가출을 했는지 한동안 범선에 미쳐있었다. 덕분에 별의별짓을 다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때 정신이는 중국드라마로 가출을 했다. 그 계기는 우연히 중국 드라마 하나였다. 바로 삼생삼세십리도화 .....


진짜 이성을 잃고 봤다. 우리나라 방영 속도가 답답해서 유튜브로 다보고 다시 한글판을 또보고했다. 그리고 정보를 더 얻기 위해 여기저기 글을 읽었고 원작 소설에 대한 글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중국 소설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었다. 중국은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소설도 엄청 다양하고 많은데 그중 재미있다는 것은 정말 잘 쓴 작품이 많았다. 그리고 남들이 번역해준 소설을 읽으면서 재미를 느꼈다. 물론 그 소설을 읽으면 나도 로맨스 소설을 쓰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도 했다. 물론 자기 위안의 핑계일뿐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여튼 이리저리 거치다가 문득 마음에 든 작품이 있었는데 번역이 다 안되어서 뒷내용이 너무 궁금했지만 뒷내용을 도저히 알수 없어서 너무나 괴로웠다. 그래서 중국어 사이트를 찾아서 들어가서 나도 번역기라는 것을 돌려보았다. 진짜 난 중국어는 하나도 모르는데 그걸 읽어보겠다고 번역기를 돌리기 시작했고 순전히 내가 읽어보겠다고 번역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작품의 뒷내용이 산으로 가는 것을 읽으면서 좌절하고 있던 순간 나에게 덕질을 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서녀명란전"은 너무 재미있어서 중국사이트에 들어가서 번역기를 돌려서 진짜 미친듯이 읽었었다. 그냥 명란이 남편이 궁금해서 100편정도까지 번역기를 돌려서 읽었었다. 그런데 너무 재미나서 결국 내가 읽겠다고 번역을 시작했다. 진짜 중국어 하나도 모르는데 소설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문장이 너무 궁금해서 매일매일 A4 10장 내외의 중국어를 번역기 돌려서 번역하기 시작했다. 말이 번역기로 보는 것이지 단어 하나하나를 사전찾아가면서 해석하는 것이었고 시간도 의외로 많이 걸렸다. 그리고 1년간 매일 번역해서 결국 다 읽었다. 편하게 읽어보자고 제발 빨리 번역판 나오라고 빌고 또 빌었지만 결국 내가 번역해서 다 읽는동안 한국 저작권은 잡히지 않았다 ㅠ.ㅠ


확실히 소설을 읽으면 뭔가 배우는 것이 있긴했다. 특히 서녀명란전처럼 잘짜인 구성의 소설을 한자한자 읽은 그 결과 소설의 기본 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인물 하나하나의 배경 스토리들이 대부분 살아있었는데 그것은 적어도 그 인물이 등장할때 그 인물의 기본 배경이야기나 인물의 성격 과 소설에서의 역할등을 이미 다 설정해놨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서 재미난 소설이 되려면 일단 문체도 재미있어야하지만 이런 소설의 구성 역시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확실히 남의 소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었지만 난 소설 하나 읽는데 일년이 걸렸다. 게다가 서녀명란전은 로맨스 소설이라기보다는 "성장소설"이었다. 아하...나 정말 로맨스 소설을 쓸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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