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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들 사이에서
심장 박동을 느끼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그 황홀함의 이야기

by 바다별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데


자꾸 잔소리만 하지 말고, 진짜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시해야겠죠.

주어진 것만 하고 살기에도 바쁜 세상에 다양한 경험, 좋긴 하죠.

하지만 그러다 해야 할 것들을 놓쳐서 뒤쳐지기라도 하면? 이런 불안 때문에 보통 망설이죠.


왜냐면 그런 경험은, 소위 일탈이라고 일컫는 그런 행위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뒤로한 채

나만을 위해 쓰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경험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를 위해가 아니라 남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입니다.


즉, 직업을 내가 하고 싶은 것, 나에게 좋은 것이 아닌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내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그 직업, 더 크게는 꿈을 정의하는 과정을 경험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맞아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갑니다. 여유를 가지기가 어려워요.

다른 것들 경험하고 생각 좀 해보고 싶은데 진짜 진짜 시간이 없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시간도 아까워서 빠르게 읽어가거나, 아예 마주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제 어린 시절만큼 다양한 여행 경험을 통해 배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제가 성인이 되어 더 명확히 꿈을 구체화했던 시기를 이야기하며 도움을 드리려고요.





시간이 아깝다면, 아깝게 흘리는 시간을 이용하기


재수를 끝내고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면 재밌어질 것 같던 수업도

여전히 재미가 없고 이 학과를 졸업해서 갈 수 있는 회사들도 사이트를 들어가 보며 검색하고 다녔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던 곳이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진로 탐색을 다시 해서 수험생이 다시 되기엔,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다는 불안 때문에, 학교를 계속 다니는 하루하루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죠. 뭔가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이 길에서 벗어나

새롭게 가고 싶은 길이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길을 찾아볼 시간은 또 없고.

하루하루가 고민인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통계청 자료 하나 보여드릴게요.


직업 만족도가 높지 않죠.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쉽게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죠. 왜냐면 다른 일을 해도 나아질지 확신이 없어서.

그리고 월급도 많이 못 받아서 모아둔 돈도 없는데 다른 일 찾아볼 동안 먹고살 걱정도 있어서.


그래서 그냥, 스트레스나 풀자는 의미로 퇴근하고, 또 주말에 노는 것에 시간과 돈을 쓰게 됩니다.




잠깐만요, 시간을 쓴다고 했죠?




저도 대학생 때 여기까지의 생각의 흐름으로, 내가 지금 시간이 없다면서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되게 단순하고 별 것 아닌 사실이지만 희망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통학하는 시간에 귀를 열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은 유튜브를 듣고

놀면서 보낼 시간에 자기 꿈을 정하고 열심히 나아가는 친구들을 관찰하며 다가가 대화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잠깐이라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았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시간과 장소를 모두 마련할 수 있었고,

그건 공강 시간과 도서관이었습니다.


세상의 흐름에 빠르게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그 대신 비교적 검증된 이야기들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곳.

죽은 나무들로 가득한 곳이지만

살아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해 심장 박동 소리가 느껴지는 곳.


책을 읽어가며 목표를 찾고, 그 목표를 좁히고 좁혀 날카롭게 만들어

지금 갇혀버린 무력감을 찢고 나갈 도구로 만들었습니다.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읽고 꿈을 정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요,

하지만 한 권을 읽고 나면 어차피 다른 책들도 읽고 싶었을 겁니다.


각자에겐 자신의 진정한 꿈을 정의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있을 겁니다.

아니 시간이나 장소 둘 중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시간만 있다면, 다른 곳 아닌 공부 혹은 일하는 곳에서 가지는 잠깐의 여유에 사색을 하면서

장소만 있다면, 짧게라도 지나다니는 공원에서 진정성이 담긴 음악이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꿈을 정의 내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학생들, 직장인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책을 여럿 읽으며 구체화된 꿈은, 처음엔 어떤 직업을 목표로 삼게 했습니다.


그러다 살아가면서 모두가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저도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꿈을 새롭게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입시를 실패한 그 순간에도 꿈을 이루기는 실패한 것이 아니게 되었고,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지점에서 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어느 목표까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하는 삶을 살며 끊임없이 나아가는 것

그것으로 만족하는 삶이 되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일치시키려 노력하고 있고,

나만을 위해 살기보다는 누군가를 위해 죽기 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내용에 관한 연재를 제대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먼저 저의 이야기의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요.

그래야지만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꿈을 말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당신에겐 당신의 무력감을 찢고 나올 용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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