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level4 의 첫수업이었다.
교실이 지난 레벨보다 더 컸고 한 명 한 명 자리잡고 앉는 학생들중에는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었다. 아마 레벨3 다른 반의 학생들이거나 아니면 10월에 새로 입학한 학생들인가 보았다.
수업이 시작하고 선생님은 각자 자기 소개를 시키셨고, 본인이 어떻게 불러줬으면 좋겠는지도 물어보셨다. 어떤 학생들에겐 지난 레벨 수업이 어땠냐 질문하기도 하시고 어떤 학생들에겐 싱가폴에 온 지 얼마나 됐냐 묻기도 하셨다.
지난 레벨 수업에서는 수업을 정시에 시작하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아직 오지 않은 학생들이 있으니 몇 분 더 있다가 수업 시작하겠다' 라고 했더랬다. 그 날 많은 학생이 안오면 수업 시작이 좀 더 늦어지곤 했는데, 사실 나는 이것에 대해서는 다소 불만이긴했다. 수업 시간은 학생과 교사 모두 지켜야지 늦게 온 사람에 맞춰 기다리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던거다. 그러나 아마도 무사히 다음레벨로 패쓰하게 돕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이었을거라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3레벨의 선생님 중 한 명인 m선생님은 쉬는시간도 사실 좀 루즈하게 줬더랬다. 20분 쉬자고 해놓고서 더 쉬고 '시간이 지났어요 이제 수업 합시다' 하는 식이었던거다.수업 마치는 시간은 지키면서 시작 시간을 지키지 않는것과 쉬는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것이 좀 불만이긴 했다. 게다가 스스로 문제 푸는 시간을 선생님마다 주엇었는데 이것도 좀 시간을 잡아먹는 것 같았다. 다음 수업 때는 '우리 어디 할 차례죠?'를 어김없이 묻는 것도 '아 선생님이 계획적이지도 않구나, 왜 번번이 물어볼까' 싶었더랬다. R 선생님은 다음 수업시간이면 어디를 해야하는지 너무 잘 알았는데. 그런데,
이번 레벨4의 writing 선생님인 J 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첫 수업인데 딱 정시에 수업을 시작했다. 지각한 애들이 있든 말든 정시에 시작해버리고, 쉬는 시간 20분 준다고 하면 꼭 20분 후에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게다가 문제 푸는 시간을 5분 주겠다고 하면서 보드에 타이머를 띄어두었다. 딱 5분 되게끔. 완전 계획적이고 체계적이고 타이트하기가 선수급이야. 그렇다보니 다소 무서운 인상이기도 했다. 이 선생님, 까다로울 것 같다..
어쩌면 그건 레벨3과 레벨4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레벨3은 그나마 조금 쉬운 과정이니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게 돕는 과정이었다면, 레벨4에선 그보다 조금 더 어려워졌으니 타이트하게 몰아붙인달까. 그러니까 레벨3 선생님들이 레벨4를 맡았다면 또 다르지 않았겠는가 싶은거다. 음.. 그런데 m 에 대해서라면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런 성향 때문에 레벨3과 레벨4의 교사로 구분된걸지도 모르겠다. 조금 루즈한 사람은 쉬운 과정으로 좀 더 타이트한 사람은 좀 더 어려운 과정으로. 하여간,
그래서 좋기도 한데 그래서 걱정이기도 하다. 과연 내가 이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선생님 좀 무서운 것 같은데, 내가 무사히 이번에도 통과할 수 있을까. 이번 레벨에서도 나는 마지막에 HD 를 받을 수 있을까? 벌써부터 두렵다. 3레벨에서 쓰기의 단어가 300~340 이었다면, 4레벨에서는 450단어까지 늘어난다. 과연 이 쓰기, 나 할 수 있을 것인가.
3레벨에서는 교과서의 단어들을 선생님이 풀어서 설명해주었었고 나는 그게 이해가 잘 돼서 좋았었는데, 이번 선생님은 단어들을 싹 다 정리해오셨고 그걸 우리에게 쓰거나 타이핑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단어를 익히라고, 사진으로만 찍어놓지 말라는거다. 그래서 나는 연습장에 충실히 그 단어들을 적었다. 선생님은 4레벨에서는 문법에 대해서는 더이상 공부하지 않게될거라고 하셨다. 4레벨에서는 words 를 더 많이 공부할거라고,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문법에 쓸 수 잇는 단어를 더 많아지게 할 거라는 거다. 아... 나 문법 약한데.. 그건그렇고, 단어들.. 다 외워야된다는거지? 내가 할 공부가 많아질 것 같다.
수업 중간에 뚜안에게 '이번 레벨 어려울 것 같지?' 물었더니 그럴 것 같다고 했다. 서로 걱정된다고 얘기했다. 뭔가 앞으로 공부를 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오늘은 한 시간을 주면서 나 자신에 대해 쓰보라고 했다. 200~300단어로 쓰라고. 그러면서 이런 내용들을 포함하라고 했다.
Who are you and about you?
What are your future dreams and ambitions?
Learning English
쓴 사람들은 먼저 제출했고 선생님은 그걸 읽으면서 해당 학생에게 가 '너는 리스닝이 어렵다고?', '너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고?' 하면서 질문도 하셨다. 선생님은 잘 웃는 사람은 아니었고 앞으로 계속 숙제를 내줄 거라고 했다. 나는 숙제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점점 더 어려워질 수업을 따라잡는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수많은 단어들을 외우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