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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켓잉 Jan 07. 2018

마케터가 짜증난  '트렌드코리아 2018'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무작정 흡수하고 계십니까?

단순한 유행을 넘어 1~5년 정도 지속하며 상당수 소비자들 동조하는 움직임을 나타낼 때 비로소 이것을 '트렌드'라고 부를 수 있다.

- 트렌드코리아 2018 24page : 이 문장은 앞으로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발목을 잡을 것이다.


마케터 켓잉이 오늘 읽어드릴 책

'트렌드코리아 2018' 김난도 외


10주년 특별판 트렌드코리아 2018

하지만 이 책만 보고 '너희들 요즘 트렌드도 모르지?' 라고 할 과장급 이상 일부 상사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제발 부탁이다. 연애도 책으로 하는 것이 아니듯,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트렌드코리아 2018을 보며 의문점을 가지고 있거나, 과장급 이상 '나는 꼰대가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글이다.




1. 2017년 소비 트렌드 회고 : 새로운 B+ 프리미엄 "수제버거"


다시 한번 저자들이 말한 트렌드 정의를 이야기하고 시작해야겠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1~5년 정도 지속하며 상당수 소비자들 동조하는 움직임을 나타낼 때 비로소 이것을 '트렌드'라고 부를 수 있다.

트렌드코리아 2017에 새로운 B+ 프리미엄에 대한 내용을 적었고 이번 2018에서 그에 대한 회고를 작성한 내용 중 '수제버거'를 예시로 '와~ 내 말 맞지~ 식품업계에서는 수제버거가 B+ 프리미엄의 대표주자라구~ 헿헿' 끼워맞추는 내용을 보고 도무지 참을 수 없어서 오랜만에 글을 작성한다.  


반론① 수제버거 시장의 시작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파티션 너머로 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대리, 이주임 오늘 점심은 수제버거는 먹어야 아재소리 안듣겠지? 오늘 점심은 수제버거야 하하"
하지만 김대리, 이주임은 수제버거는 이미 3,4년전 이태원에서 한 7,8년전 크라제버거에서 이미 흡수하여 그렇게 트렌드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돼지국밥이 땡기는 그런 날이였다.

만약 내가 트렌드코리아팀에 있었더라면 수제버거를 예로 쓰자고 했다면 이 책 출판을 몸소 막았을 것이다. 먼저 수제버거 사례로 '쉑쉑버거' 브랜드를 이야기했지만 쉑쉑버거 인기가 B+ 프리미엄이라는 이유와 연관시키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먼저 수제버거 시장부터 이야기해보자.


수제버거의 원조격 크라제버거의 전성기는 2010년 초반

대한민국 수제버거의 시작을 이야기하면 크라제버거를 빼놓을 수 없다. '버거의 고급화'를 내세우며 한남동, 이태원 등을 비롯하여 크라제버거는 그당시 비싼 버거값만큼 비싼 땅에 점포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후, 이태원을 중심으로 소규모 수제버거 집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피스로 따지면 해적왕이 죽고 대해적시대가 오듯, 수제버거왕 '크라제버거'가 죽어가는 2013년 시점부터 이태원에 속속 등장하는 수제버거 그 중에서도 폭탄버거가 히트를 치면서 수제버거 인기를 이어나간다. 즉, 이미 수제버거는 크라제버거를 거쳐 폭탄버거로 이어지는 시기인 약 3년 정도가 진짜 트렌드 기간이였다. 이미 먹을 사람 다먹어본 수제버거가 2017 트렌드 회고의 대표 상품으로 뽑힐 수 없는게 그 이유다. 하지만 여기서 이 내용을 또한번 의심할 수 있다.


반론② 쉑쉑버거가 품질과 안정성이 검증된 수제버거라고 인기라고? 정말?

"쉑쉑버거가 인기라는데 혹시 가봤나? 안가봤다고? 자네 벌써 아재가 된거 아닌가. 하하하하"
 김대리는 쉑쉑버거를 아직도 안먹었다는 이유로 팀장님한테 아재 소리를 듣게 된다. 사실 이주임도 쉑쉑버거를 먹지 않았지만 모른 체 했다.

수제버거 인기를 예시로 들면서 '쉑쉑버거'를 대표적으로 이야기한다. 웃기지 않을 수 없다.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혹시 드신 분들 중에 '인기짱 수제버거라서 먹었는가?' 아니면 '미국 3대 버거, 뉴욕에 가면,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버거가 한국에 오픈해서 먹었는가?'

희소성에 의한 프리미엄으로 쉑쉑버거가 인기가 있는거지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된 B+ 프리미엄 음식 '수제버거'를 찾는게 아니란 말이다. 근거 있냐고? 딱 한가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너희들 입으로 말했지.. 트렌드는 최소 1년~5년 지속한다고... _ 출처 이코노믹 기사


SPC는 정말 큰 실수를 했다. 쉑쉑버거는 대한민국에 1호점으로 끝내야했다. 물론 점포를 늘려서 외형 매출은 커지겠지만 쉑쉑버거의 가장 큰 무기 '희소성'을 모조리 잃어버렸다. 필자 집 앞에도 쉑쉑버거가 있는데 맥도날드보다 사람이 없다.(리얼)


반론③ 카드 이용 건수를 근거로 '수제버거 트렌드 맞지 데헿'을 외치다.


필자는 일단 마케터와 기획자 업무를 입사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어서 거짓숫자 밝혀내는 것을 너무 스키데스한다. 그런데 베스트셀러가 당연시 될 책이 이렇게 허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서 이걸 보고 끄덕거릴 어린 학생들이 걱정된다.


"어이 김대리, 수제버거 카드 건수가 27% 증가했어. 일반 패스트푸드는 0.2% 밖에 성장 못했는데"
김대리는 어제를  회상한다. 전년대비 매출 성장을 보고했더니 팀장은 점포가 늘었으니 이정도 성장하는게 당연하지! 를 외치면서 왜 더 성장하지 못했는지 보고서를 써오라고 한 기억말이다.


물론 책에 신규개점에 따른 자연성장을 멘트로 적어놓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수제버거는 27% 성장은 너무 작은게 아닌가. 만약 수제버거가 폭풍 트렌드의 예시로 적었다면 점포 1개가 추가로 생길때마다 간단하게 100% 성장해야한다. 자 그러면 역으로 일반패스트푸드 0.2% 성장에 대해 '에게게~ 성장 별로 못했네 수제버거 트렌드 맞네~' 처럼 느껴지게 소개했지만 장염햄버거 논란속에서도 성장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0.2% 성장을 실제 절대매출액으로 환산하면 그 금액은 수제버거 성장한 금액보다 크지 않을까?

그리고 애매모호한 수제버거 기준으로 모스버거, 맘스터치 등은 일반 패스트푸드인지 수제버거프랜차이즈인지 비교 숫자만들기를 위해 저자들의 기준으로 이런 비교수치가 나온게 아닐까 싶다.


2. 결론 "차라리 편의점 야식을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줬다면..."

김대리는 점심으로 수제버거를 먹었지만 가격을 보고 놀란 팀장님의 궁시렁궁시렁 때문에 소화도 힘들었다. 저녁도 못먹고 야근 후, 편의점에서 나만의 야식을 사본다. 요즘 편의점 즉석음식 레벨이 달라졌다. 타고와사비까지 있다니..

고등학교 때,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면 편의점에서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700원에 주고 마을버스에 먹던 기억이 있다. 이제 삼각김밥도 1,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18에도 GS25에서 1만원대 장어도시락을 예시로 들고 있다. 하지만 도시락 뿐만 아니다. 만원에 맥주 4캔과 어울리는 편의점 야식에서 B+프리미엄이 충분히 느껴진다. 이자카야에서만 먹을 수 있던 '타코와사비'가 GS25에서 3,500원에 판매중이다. 이자카야에서도 손바닥만하게 나오는 양에 9,000원 정도는 내야하지만 편의점에서는 다르다. 그 외에도 고추장삼겹살, 계란말이 등 집을 술집으로 만들 수 있을정도로 지금 그 퀄리티가 거의 정점에 오른 것 같다. 삼각김밥 -> 편의점 도시락 -> 편의점 야식 으로 이어지는 편의점 고퀄시대가 B+프리미엄에서 자세하게 다뤘다면 내가 이렇게 분노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아 마지막으로 이제 막 수제버거 시장에 들어오는 대기업들이 보이던데 싹 다 손절할 것 같다 ^^

(개인 수제버거집 말고..)


트렌드코리아 2018이 2017년에 써진 책이였다면 충분히 이런 내용이 들어갈 수 있었는데...



트렌드코리아는 분명 좋은 책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고민하고, 생각해서 읽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트렌드코리아 2018 뿐 아니라 책에 대한 비판점이 있다면 달게(?) 그 글을 계속해서 쓸 것이다. 독자와 우리 모두의 과,차장님들을 위해서 말이다 ^^ (사랑합니다. 팀장님.)


트렌드코리아 2018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포스팅이므로 모든 이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즐겁고 유쾌한 말동무는 환영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skdltmeo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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