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do Oct 16. 2020

삶이 여행인 듯, 여행이 삶인 듯

여행의 시작

스물여섯이 시작되던 그 겨울, 첫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소위 여행 좀 해봤다는 사람들이 여행의 종착지로 여긴다는 곳... 인도...


그곳이 여행의 시작이었다.

20대의 무모함이었는지 도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스물여섯 1월의 시작에 뭄바이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

그곳에서 한 달을 머물렀다.

인도를 다녀온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그곳을 너무도 사랑하게 되거나

그곳을 너무도 싫어하게 되거나


나는 전자에 속했다.

한 달간의 인도 여행을 마치고 꽤나 오래 인도 앓이를 했다. 마치 고향을 떠나온 이가 지독한 향수병을 앓듯이 말이다. 그 뒤로도 많은 여행을 했지만 인도처럼 강렬하고 오래도록 기억이 남는 곳은 없었다.

그곳에서의 이야기는 조금씩 풀어보도록 하겠다.


그 뒤로도 두 번의 겨울에 여행을 떠났다.

직업적 특성상 겨울에 긴 시간을 낼 수 있었고 겨울엔 비수기가 아니던가... 그 이유가 겨울에 나를 떠나게 했다. 인도 여행을 시작으로 그다음엔 유럽 그다음 해엔 캄보디아 베트남 여행을 했다.

매년 겨울이면 그렇게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네 번째 겨울 여행은 떠날 수 없었다. 그 해 봄에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첫 아이를 가졌고... 이제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은 힘들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 큰아이가 6살, 작은 아이가 3살 되던 해에 남편은 중국으로 발령이 났고 그때부터 우리 가족은 매년 중국 국경절에 미국,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지로 자유 여행을 떠났다. 아직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자유 여행은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페이스에 맞춰 여행을 해나갔다.


매년 그렇게 네 식구가 해외여행을 하는 건 금전적인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걱정을 하는 내게 남편은 말했다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다시 돌릴 수 없잖아. 기회가 있을 때 떠나자” 그렇게 우린 매년 10월 국경절 즈음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러다 재작년 말에 남편은 한국으로 발령을 받았고 우린 한국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두 달 만에 남편이 다시 동 말레이시아로 발령을 받았다. 역마살도 이런 역마살이 있나...


우리 가족은 한국행에서 다시 동말레이시아로 떠나왔다.

푸른 자연이 우거진 이곳에 와서 처음 든 생각은... 왠지 이곳에선 삶이 여행인 듯 살 수 있을 거 같다였다.

어디론가 꼭 떠나지 않아도 여행을 온 것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곳. 나는 이곳을 무척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