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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멘트 Jul 29. 2020

갑자기 피부가 뒤집어졌다.

평상시 웬만해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 저항성 피부를 가진 분들도 갑자기 피부에 각질이 생기면서 칙칙해 보이고 부분적으로 따끔거리면서 땅기는 느낌이 들거나 모낭염(일명 트러블)이 생기는 등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흔히들 "갑자기 피부가 뒤집어졌어요"라고 표현을 하시는데요, 물론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오신 건지 당연히 이해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재미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으로 저를 찾는 분들께서 항상 공통적으로 하시는 질문이 있는데요,


"이거 도대체 왜 그런건가요?"


오늘은 그에 대한 답변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우선 이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면, 피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피부의 다양한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피부의 장벽기능이라고 부릅니다. 만약 피부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전신에 화상을 입어 30%이상의 피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세균이 우리 몸으로 쉽게 침투하여 패혈증이 생기고, 몸의 수분도 쉽게 잃게 되어 금새 생명이 위독해집니다. 

위 사진에서 보면 피부의 가장 바깥층에 있는 10-20µm 두께의 각질층은 벽돌(각질세포)과 시멘트(각질세포 사이의 지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피부의 장벽기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각질층은 피부내로 액체, 화학물질, 세균/바이러스/곰팡이, 알러지 유발물질 등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며 피부의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양한 이유로 피부의 보호막 기능이 손상을 받게 되면 과도한 수분손실이 일어나 피부가 건조해지고 땅기는 느낌이 들게 되고, 외부 유해물질이 쉽게 피부 속으로 침투하여 염증을 유발하면 트러블이 생기게 됩니다.


피부의 장벽기능이 저하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타고난 특성

- 유전적인 이유로 부실한 피부보호막 기능을 가진 경우입니다. 유전적으로 피부보호막이 취약한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그 유명한 아토피피부염입니다.


2. 전신 상태

- 현 시점에서의 몸 상태를 의미하며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보호막 기능을 저하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수면부족 등에 의한 신체 피로, 감기 등 전신 증상이 있는 질환에 의해서도 보호막 기능이 저하됩니다.


3. 외부 요인

- 날씨의 변화(온도/습도), 보호막을 손상시키는 행위(각질제거, 특히 가장 피해가 큰 부분은  잘못된 세안 습관입니다.) 등이 있습니다. 


갑자기 피부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기 보다는, 위의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게 됩니다. 


보통 유전적으로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은 스스로 잘 알고 계신 경우가 많지만, 평소 피부에 별 문제가 없던 분이 갑자기 피부가 뒤집어졌다면 최근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수면부족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연히 사람이 살면서 스트레스를 전혀 안받을 수는 없어요! 그러나 저는 스트레스에도 건강한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내적 성장을 자극하고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스트레스지만,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드는 나쁜 스트레스입니다. 따라서 취약한 피부보호막을 타고나신 분들은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고, 나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자신만의 해소방안을 찾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사실 타고난 특성과 전신 상태는 스스로 컨트롤이 어려운 부분이 크지만, 외부 요인에 의해 장벽기능이 손상된 부분은 얼마든지 교정이 가능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올바른 클렌징 습관을 키우시는 건데요!


지금도 자신의 피부가 민감하다고 호소하시는 분들 중에는 '메이크업은 하는 것 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편견으로 3중, 4중 세안을 하고, 5분 이상 아주 꼼꼼하게 클렌징을 하고 또 토너를 솜에 뭍혀 문질러 닦아내고 심지어 일주일에 1-2회는 각질제거까지 꾸준히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즉, 자신의 피부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각질층을 자신의 손으로 마구 손상시키고 계신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메이크업은 완전히 깨끗하게 지우는 것이 아닌 적절한 방법으로 적당하게 지워야 하고요, 어떤 제품을 사용하든 어떤 방법으로 씻던 간에 클렌징 후에 피부가 땅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피부장벽기능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클렌징의 목적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세안 후 뽀득한 느낌이 드는 것은 피부의 노폐물 뿐 아니라 피부보호막의 구성성분인 천연보습인자와 각질세포 사이의 지질성분까지 씻어내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피부가 민감한 분들을 위해 피부의 장벽기능을 강화시키는 클렌징과 보습제 사용방법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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