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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ena Apr 04. 2023

왜 내가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져야 하지?


왜 내가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 걸까?


아주 원론적인 궁금증이 들었다.


오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아들램 등교 준비를 도와주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그냥 그렇게 해야 하니까 그렇게 해왔다.


누구나 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배우며 자라왔고, 살아왔으니까.



그런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내가 가족들 식사를 챙겨주는 일조차도


나는 선생님과 부모님이 친구들이 옳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니까..... 해 온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게 자연스럽고 옳은 것이라는
내 판단이 없었다.


내가 그 문제에 대해 옳다고
결론을 내린 적이 없었다.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세상에!



헐.



'이 생각이 든 것은 아마도 최근에 내가 깨달은 것들 때문일 것.'



나에게는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 나와 맞는 일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능력이 없었다.


(아직은 미성숙단계였던 때.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아니었던 때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 그래서 그때는 그냥 제안받은 일들을 모두 해버리기 일쑤였지. 나는 대단해.)



그냥 나는 다른 사람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 하는 생각이 더 강했다. "헐, 근자감"


자기 개발서에서 봤던 내용들이 내 뇌의 표면에 살포시 앉아 있었던 듯.


내가 못하는 일이라도 계속 연습하고 반복하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유효하다.


내가 15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 하나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한우물만 파면 뭐라도 나온다."



강의 때나, 커뮤니티에서 대화를 할 때도 나를 소개할 때 이 말을 종종 했었다.


이 말을 하면 사람들은 꾀나 동기부여가 되는 듯 보인다.


"꾸준함", "그릿" 그런 뉘앙스의 단어들을 떠올리는 문장이기 때문에 그러한 듯.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틀린 부분도 있다.



내가 한무물만 판 건 맞는데, 그게 너무 한우물을 커피 스푼으로 팠다는 생각이 들면서


과거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해마지않는 15년간의 직장생활이 순간 부끄러워졌다.



다시 되돌아와서 최근에는 내가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야 할 때,


전에는 나에게 맞는 일인가 아닌가,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참 동물처럼 살았다. 


이제는 생각이라는 걸 한다.


잘 모르겠을 때는 질러보는 거다. 질러보면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모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또 반복해보면 된다.



아마 그동안의 도전과 시도 끝에 만났던 것들이 대부분 좌절이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면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최근에는 내 플랫폼에서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부분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자신만의 아이템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방법으로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을 많이 봤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못하겠다. 힘들다.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것은 해보고 싶었다. 도전했다. 잘했다. 여러 번 했고 조금씩 조금씩 적응을 해 가고 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낫다.



키토맘이라는 캐릭터로 사업을 해보고 싶다. 솔직히 나의 지난 2년간의 한 걸음 한걸음들이 이 사업을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사업이 해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뭐 그리 잘못한 건 없네....... 여하튼 좌충우돌 성공 좌절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중).



이렇게 해보고 싶은 것들을 나열하고 해 보겠다고 마음먹고, 실행하고 그러고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몇몇 가지가 일들 중에 앞으로 나아가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아무리 해도 적응이 되지 않고, 힘들기만 한 일들이 몇 가지가 있다.


한 두어 달간 계속 "하겠다"라고 마음을 먹어도 안 되는 게 있다.


몇 번이고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입으로 확언하고,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해도 안 되는 게 있었다.



그냥 무지성으로 따라 하면 되긴 되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반복을 하려면 그게 안된다. 못하겠다.



내가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내 속에서 자기 설득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는 지금은 내가 그렇게 무르익지 않았고, 좋은 타이밍이 아니거나, 정말 나랑 안 맞는 일이거나..... 그러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내가 나를 설득시킬 수 있는,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 일을 했을 때 내가 되고 싶은 바로 그 상황, 그리고 감정, 기쁜가? 즐거운가? 행복한가? 막 하고 싶은가? 그것을 이루어 내고 나서 내 모습이 멋져 보이는가?


내가 어떤 모습이길 원하는지 알게 되었으니 이제 그렇게 밀고 나가보자. 

의미가 있는 하루이네.



또다시 가족들의 식사를 왜 내가 책임져야 하는가에 대한 나의 결론.


가족들의 식사를 챙기는 일은 고되다. 힘들다. 하기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고, 가족들에게 챙겨주고 싶다.


내가 요리를 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


그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내가 음식을 만들고 가족들의 식사를 챙겨야만 하네. 결론은. 그러네.



그런데 왜 그걸 나 혼자만 하는가...... 

여기서 또 동반자와 협력하며 잘 사는 방법이라는 논제가...... 새로이....... ㅠ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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