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을 결심했지만 불안하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잘 모르겠다. 그렇게 살고 있을 뿐이다.'
최근 읽은 책 '숲 속의 자본주의자'에서 만난 문장이다. 간단하고 명료한 저 세 문장은 내 마음속에 은근히 후련한 기운을 돌게 했다. 간혹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감돌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분주히 움직이며 모범 답안 찾기에 애써보지만 결국 어깨만 축 쳐지고 만다. 타성에 젖지 말자고 늘 다짐하건만 모든 사람들에게 보기 좋은 이유를 찾기 급급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저 책 속의 문장이 그 어떤 장황한 설명보다 명쾌한 해답으로 와닿는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잘 모르겠고 그냥 나는 이렇게 살고 있을 뿐이니까.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도 속이 후련하다.
멀쩡한 직장을 냅다 던져두고 귀촌을 한다니- 누군가에게는 대책 없어 보이는 삶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뻔하지 않은 내 삶이 나쁘지 않다. 한 번뿐인 내 인생이 고루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구태의연하게 흘러가지 않는 내 삶이 살짝 기대된다. 내가 나로 살아가는 인생, 그것이면 충분한 건데 사실.
익숙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냅다 버리고 아무 연고 없는 미지의 군지역으로 간다고 했을 때 나를 잘 아는 지인들 반응은 대부분 일맥상통했다. "소희 너다운 삶을 잘 꾸려가고 있구나."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관계들에 늘 감사하다. 더불어 너다운 삶을 잘 이어가고 있다는 단단한 말들이 위로가 되었다.
책 한 구절과 사람들로부터 얻은 든든한 기운을 발판 삼아 이제는 우리의 생업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고민해보고 움직여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은 시골 직장인의 신분으로 어느 기관에 소속되어 일하겠지만, 훗날의 우리는 분명 작고 소박하더라도 우리만의 색깔이 물씬 묻어난 공간에서 우리 일을 즐겁게 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