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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뭔데 우릴 가르쳐?

by 그로플 백종화

'지가 뭔데 우릴 가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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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스타트업 씬으로 이직하고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회사에서 가장 성과가 큰 리더 중 한명은 제가 리더십 교육을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주변 리더들에게 '지가 스타트업도 모르고, 우리 회사도 모르면서 우리한테 뭘 가르쳐?' 라며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회사의 리더들 중에 이미 저를 알고 있던 또다른 리더가 제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종화님 어떻해요. 이런 이야기가 나오네요.' 라고 걱정해 주셨죠. 제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이 처음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러던가 말던가요. 상관 안해요. 본인이 필요하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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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어떤 변화를 추진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자신의 방법으로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고,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한다고 할 때 생기는 '두려움' 때문이죠. 이때의 두려움은 내가 지금보다 못하면 어떻하지? 라는 마음이 가장 큰 부분이 됩니다.



반대로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들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구성원 중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인원'들이죠. 이들은 지금의 방식으로는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변화와 학습이라는 판만 깔아주면 알아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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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직에서 이미 성공하고 있는데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저는 '실패를 경험하게 한다.'가 첫번째 였습니다. 그냥 본인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냅두는 거죠. 그렇게 자신의 방법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방법이었거든요.



이때 나와 함께 변화, 학습 그리고 도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 두번째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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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위에서 이야기 했던 '지가 뭔데 날 가르쳐?' 라던 매니저도 6개월 정도가 지난 후에 저와 함께 1 ON 1도 하고, 팀 학습도 하면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조금씩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인정하는 다른 리더들의 성장과 함께 '입소문'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었거든요. '그런 문제라면 종화님 찾아가. 나도 OOO 에 대해서 종화님 코칭 받으면서 해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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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리더분들 중에 모든 팔로워를 만족시키려고 하는 '압박' 때문에 리더십에 변화를 주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저와 함께했던 30명이 넘는 리더분들 중에 저와 정기적으로 시간을 사용했던 팬과 같은 분들은 1/3이었고, 1/3은 본인들이 위기나 어려움이 처했을 때만 연락을 줬고, 나머지 1/3은 고정된 리더의 학습 시간 외에는 한번도 저와 코칭을 나누지 않았었습니다. 같은 회사에 있었는데도 말이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저 내가 집중해야 할 사람은 '변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고 '변화하려고 실행하며 피드백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제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도 한정적이니까요.



그렇게 모델을 만들며 조금씩 영향력을 키워갈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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