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공항을 조심하십시오...
학회가 있어서 애리조나 피닉스를 다녀왔다.
피닉스는 처음이었는데 원래 위키피디아 검색을 취미로 하던 터라, 미국에서 인구가 꽤 높은 축에 드는 도시인 것은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게 아는 것의 전부였다.
아무튼, 학회 일정이 나름 빡빡했어서 많은 것은 정리 못하지만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1. 공항 - 매우 크다. 커서 불편하다.
공항에서 내려서 렌터카를 하러 갈 때 트램을 태워서 두세 정거장을 보낼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여느 때처럼 국내선이니까 출발시간 1시간 30분 전에만 도착하면 되겠지, 했다가 결국 돌아올 때 비행기를 놓쳐버렸다.
공항 근처에서 기름 넣고 렌터카 반납하는 곳까지 10분 걸린 것 같고.. 렌터카 반납하고 러기지 드롭하는 곳까지 또 최소 10분 걸린 것 같고... 러기지 드롭하고 소지품검사하는데 30분은 걸린 것 같다...
반드시 명심하십시오... 평소에 계산하는 것보다 넉넉잡고 30분은 더 잡고 공항에 도착해야 평소와 같을 것임을....
뭐, 그래도 좋은 기억도 있었는데, Sixt(직스트)에서 차를 빌렸는데 아저씨한테 영업당하긴 했지만, 아무튼 BMW 3 2023을 몰아볼 수 있었다. 게다가 필자가 첫 운전자였다!
2. 다운타운 - 작고 아담하면서 사람도 없다
공항은 저렇게 말도 안 되게 크게 만들어놓고, 막상 피닉스 다운타운엔 사람이 없다.
어딜 가도 너무 휑한 느낌?? 식당들도 예약도 쉽고.. 그냥 워크인도 전부 가능하고.. 도시에 인구가 는다는데 다운타운은 해당사항이 없는 건가?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또 몇 가지 기괴한 부분이 있었는데, 뭔가 좀 구성이 엉성한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다운타운에 Fry's라는 그로서리를 갔었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자동차가 좌측통행을 하게 되어있어서 내가 역주행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차가 없으니 더욱 그랬다.
셰라톤 주차장도 self-parking is full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냥 확인이나 해보자 하고 들어갔더니 80%는 비어있고..
또.. 몰이라고 있는 곳을 찾아서 가보면 가게들이 없는 빈 공간이 많다.
근데 다운타운인데...
뭔가 좀 유령도시 같은 기괴한 느낌이 많이 드는 도시였다.
3. 아기 데리고 갈 곳은 꽤 있었다.
Children's Museum과 Science Museum 두 군데를 갔다. 둘 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부모 입장에선 Children's Museum이 최고이고, 그다음은 Science Museum이 아닐까 싶다. 왜냐면, 10월인데도 밖이 낮에는 35도를 훌쩍 넘기 때문에, 무조건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 근데 미술관을 갈 수는 없으니...
4. 음식은.. 역시 미국 시골 스타일
미국에서 여기가 도시인지 시골인지 알아보려면, 위키피디아에서 인구수를 볼 게 아니라, 음식점을 가서 버거를 시키고 같이 나오는 프렌치프라이에 뿌려주는 소금 양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 사람 기준 와 정말 너무 짜서 입이 아프다,라는 느낌이 들면 거기가 미국 시골이다.
어 맛있는데? 하면 거긴 세련된 도시입니다...
전체적으로 별로였지만, 그럼에도 괜찮은 식당을 하나 건졌다.
Latha (https://maps.app.goo.gl/RGoxmmZqHnKYf9JG6)
아프리카 본토 음식을 콘셉트로 하는 곳인데, 매장 인테리어도 아프리카 분위기로 잘 꾸몄고, 사장님도 멋진 흑인 여성이고, 음악도 잘 어울린다. 음식이 좀 늦게 나오는 것과 하이체어가 없는 점이 아기 부모한테는 큰 단점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은 훌륭했다.
마치며
새로운 곳을 가서 구경하고 견문을 넓힌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피닉스는 넓고 황량한 곳이었고, 현재 살고 있는 어바인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곳이었다. 이번 3박 4일은 너무 유익하고 즐거웠지만, 다음에 또 자진해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사람 일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