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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ot Oct 12. 2015

2001 전국일주

#2 포항에서 지리산, 온양온천을 돌아 다시 서울로 

2001년 11월 7일 (수요일, 셋째날) 지리산

아침일찍 일어나서 학교에서 아침을 먹었다. 오랫만에 학교에서 먹는 밥이라서 그런지 진짜 맛있었다. 예전에 순두부찌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없어지고 된장찌개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래서 승철이와 난 그냥 된장찌개를 먹었고, 명우가 차를 가지고 오기만을 기다렸다. 명우가 우릴 데리러 와서 우리는 이제 하동으로 출발했다. 하동에 있는 우리 누나집에 들렀다가 지리산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예전에 대학 동기들이랑 지리산에 왔다가 청학동에서 쌍계사까지 7시간 30분동안 산행을 하고 나서 거의 죽을 뻔한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이번엔 산행보다는 아직 지지 않은 지리산의 단풍을 맘껏 즐겨보기 위함이어서 주로 차로 갈 수 있는 곳을 갈 생각으로 가는 것이었다. 경주를 지나고 남양산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옮겼다. 그리고 남강휴게소에서 명우와 교체해서 그 다음부터 하동까지 엄청난 속력으로 달려갔다. 중간에 조금 밀려서 늦을까 싶어 빨리 달렸다. 하동까지 거의 1시간만에 도착했고, 누나하고 매형하고 우리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우리는 하동에 유명한 제첩국을 먹을려고 하다가 닭죽이라는 것을 먹었다. 나름대로 맛있었다. 그리고 매형이 추천하신 청학동쪽으로 움직였다.

청학동은 아직 단풍이 많이 지지 않았다. 설악산은 조금 늦은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리산은 아직 단풍이 많이 지지 않아서 우리에게 그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하고 있었다. 산으로 산으로 들어갈 수록 오색찬란한 그 단풍의 아름다움에 우린 자연으로 녹아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오후 내내 지리산에서 단풍구경을 하면서 지내다가 우린 다시 하동으로 돌아왔다. 매형께서 저녁밥을 사준신다고 그래서 매형과 누나를 따라서 생삽겹살집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직접 그곳에서 돼지를 길러서 고기를 해 주는 곳이라 그런지 고기가 쫄깃쫄깃하고 참 맛있었다. 그리고 매형이 술을 잘하시기 때문에 우리 셋다 소주를 엄청 마셔서 누나가 우리 차를 끌고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 미리내 호텔이라는 곳인데, 섬진강 바로 옆에 위치해서 그 정경이 가히 예술이었다. 밤에는 잘 몰랐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까 그 경치에 감복하고 말았으니까. 아 그리고 호텔로 오기 전에 하동 송림에 들러서 울창한 소나무들을 보면서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도 보면서 멋진 낭만을 즐기기도 했다. ^^ 


2001년 11월 8일 (목요일, 네째날) 지리산,온양온천

네번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섬진강의 멋진 자태가 가히 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사진으로는 그 멋진 광경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동을 출발해서 우린 어제 간 청학동과 반대 방향인 쌍계사 방향을 향했다. 그리고 이곳으로 주욱 가다 보면 노고단으로 가는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린 지리산 노고단까지 차로 올라가기로 마음 먹고 노고단 가는 길로 올라갔다. 정말 그 절경이 예술이었다.

이제 여행의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었다. 우리는 지리산을 쭈욱 돌아보고 나서 지친 몸을 이끌고 이제 마지막 코스인 온양온천으로 향했다. 원래 도고온천으로 갈려고 했는데, 중간에 길을 한번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그냥 온양온천으로 가기로 하고 아산으로 가기로 했다. 지리산을 내려오는 길에 너무 배가 고파서 중간에 산채정식을 파는 곳이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 가서 산채백반 3인분, 도토리묵, 파전을 시켜서 먹었는데, 정말 예술의 맛이었다. 산나물 하나하나 다 맛있었고, 파김치, 도토리묵 다 너무 맛있어서 우리는 밥도 엄청 많이 먹고, 오랫만에 자연의 음식을 맘껏 먹어보는 것 같았다. 우린 남원, 전주를 지나서 천안쪽으로 갔고, 천안 옆에 있는 아산시로 향했다. 예전의 온양이 지금은 아산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당한 장소에 숙소를 마련하고 온천 사우나로 향했다. 뜨뜻한 물에 몸을 담구니 모든 피로가 다 날라가는 것 같았다. 내일이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지만, 그 순간만은 정말 편한 느낌 그 자체였다.


2001년 11월 9일 (금요일, 마지막날) 지리산,온양온천

이제 우리의 일정도 모두 끝났다. 오늘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다. 언제 시간이 다 지나갔는지 벌써 마지막날이 되다니, 너무 서운한 감이 있었다. 아직도 볼 것들이 훨씬 많은데 말이다. 우린 다음에 다른 코스로 한번 더 돌아보자는 마음을 가진채 서울로 가는 길을 향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아침을 먹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서울로 왔다.

이 시간 이후 우린 기약없는 미래를 계획만 하고 여행을 가지 못했다. 다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언젠가 다시 한번 국내가 아니라 세계 여행을 가보고 싶다.
- 14년이 지난 지금


끝맺으면서

4박 5일동안 총 1400KM정도의 거리를 달렸다. 태어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한번에 운전해 본적이 없는데, 그런데도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운 마음이 남았다. 그러나 이번이 처음인 것 만큼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중간 중간 위험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어쨌든 우리 셋은 무사히 서울로 돌아왔고, 지금은 다들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 흠. 난 이렇게 근무시간에 여행기를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말이다. ) 그리고 다음에는 더 많은 것들을 생생하게 볼 거란 생각을 마음속 깊숙이 다지면서 우리 여행을 마무리 할 까 한다. 다음에 이 곳에 있는 여행기도 많이 손봐야 하지만, 1차로 여기서 마무리를 짓고 싶다. 더 많은 사진, 더 많은 일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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