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일기

~  눈송이를 타고 ~

첫눈이 내렸다.

‘첫’이 주는 새뜻함과 갑작스러움에 첫눈은 늘 설렘이 인다.

따뜻한 거실에서 창밖으로 내다보는 첫눈은 포근하고 경이롭다.           

눈송이를 타고 추억이 하나 둘 춤추듯 살아난다.

첫눈 속에는 합창하듯 ‘와~’하는 감탄이 들린다. 수업을 멈추고 일제히 창밖으로 향하던 시선이 시공을 초월해서 지금도 어디선가 첫눈이라는 한 곳을 마주 보고 있는 듯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또 본다.

첫눈 왔다고 서로 연락이라도 보내고 있는 듯 그리운 얼굴들이 흑백사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아직 미처 떠나지 못한 가을과 맞닿은 첫눈이다.

쌓여있는 낙엽에게 미안한지 땅에 내려앉지도 못하고 허공에서 날리다 사라진 마음씨 고운 첫눈이었다.

추운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는 예고이지만 되살아나는 추억을 세어보노라 마음 따뜻해지는 목화솜 첫눈이었다.

왠지 어디선가 좋은 소식 날아올 기대를 안겨주고 간 반가운 첫눈이었다.  

( ~ 잠깐만 다녀간 첫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