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커에서 스토리텔러로, 발걸음에서 펜걸음으로
나이아가라로 이사와 브루스 트레일 컨저번시 클럽과 함께 걸어온 지 1년, 그리고 남편과 지난 10년 이상 걸어온 경험. 매주 눈 덮인 에스카프먼트 절벽을 오르고, 얼어붙은 협곡을 내려가며,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캐나다의 자연과 호흡해 왔습니다. 그 모든 발걸음이 쌓여 며칠전, 줌 화면 너머로 전해진 한 통의 이메일이 나를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칼레돈 힐스 브루스 트레일 컨서번시(Caledon Hills Bruce Trail Conservancy)의 사이드 트레일 스토리 작가 합격 미팅으로 단순히 길을 걷는 사람에서 길의 이야기를 쓰는 사람으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극과 극의 미션: 마라톤 vs 산책
담당자가 제안한 두 트레일은 마치 냉탕과 온탕 같습니다.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세계로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글렌 해피 사이드 트레일(Glen Haffy Side Trail)은 4.8킬로미터의 의미 있는 길로, 메인 트레일과 연결하면 10.3킬로미터의 완전한 루프가 되죠. 글렌 해피 로드(Glen Haffy Road)라는 아름다운 시골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멸종 위기에 처한 버터넛 나무(butternut trees)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지역의 저명한 자연학자 돈 스칼렌(Don Scallen)이 여러 차례 하이커들에게 소개했던 바로 그 나무들이죠.모노-아드잘라 타운라인(Mono-Adjala Townline)에서 메인 트레일 41.6킬로미터 지점까지의 구간에는 멋진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모노(Mono)"와 "아드잘라(Adjala)"라는 지명 속에는 분명 이 땅의 오래된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봄이나 가을, 나뭇잎이 지고 시야가 트이는 계절에 이 길을 걸으며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발굴해낼 생각에 벌써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반면 허클리 로드 사이드 트레일(Hockley Road Side Trail)은 고작... 250미터입니다. 컵라면 하나 끓이지 전에 끝날 수 있는 짦은 길이에요. "거기에 무슨 쓸 말이 있어?"라고 물으실 분들 많을 텐데요. 하지만 저는 이 짧은 250미터에 제 작가 인생을 걸어볼 참입니다. 왜냐고요? 이 길이 바로 제주 올레 브루스 트레일 우정의 길(Jeju Olle Bruce Trail Friendship Trail)로 통하는 마법의 관문이거든요.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 숲속에 나타난 푸른 조랑말
허클리 로드(Hockley Rd)를 걷다 보면 작은 파란색 금속 조랑말 표식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이것을 본 하이커들은 의아해합니다. "이게 뭐지? 브루스 트레일의 흰색 블레이즈와는 다른데?" 그 푸른 조랑말은 제주의 '간세'입니다.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운다는 제주 방언 '간세다리'에서 따왔어요. 이 작은 표식은 우리에게 숲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으라고 속삭입니다. "Hey, take it easy! 좀 천천히 가요!"제주의 하이커가 파도 소리를 들으며 현무암 길을 걷듯, 온타리오의 하이커는 에스카프먼트 절벽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석회암 길을 걷습니다. 두 길은 지질학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완전히 다르지만, 걷는 사람의 마음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는 것만 다를 뿐, 걷기 정신의 아름다운 만남입니다.
250미터에 담긴 무한한 연결
이 짧은 길 위에 어떤 이야기를 심을까 고민합니다. 하이커들에게 던질 질문들이 벌써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어요."왜 100대나 되는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을까요? 이것은 이 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 파란 조랑말 심볼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리고 이 250미터를 지나 메인 트레일로 들어선 당신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어쩌면 누군가는 이 짧은 글을 읽다가 제주 올레길을 검색해보고, 언젠가 제주도를 방문하는 꿈을 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제주 올레길을 걷던 누군가가 캐나다의 브루스 트레일을 찾아와 눈 덮인 숲에서 친숙한 간세를 만나며 반가워할 수도 있겠죠. 250미터의 물리적 거리가 수천 킬로미터의 문화적 연결로 확장되는 순간입니다.
QR코드에 심어놓을 나의 큰 그림
제가 쓴 이야기는 QR코드가 되어 트레일 표지판에 붙을 예정입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든 하이커들에게 이렇게 말을 걸고 싶어요."지금 서 있는 이 자리는 두 대륙을 잇는 우정의 시작점입니다. 여러분의 발걸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태평양을 건너 제주 해안가까지 이어집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마음으로 걷는 사람들입니다."
담당자가 제안한 두 트레일은 마치 냉탕과 온탕 같습니다.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세계로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글렌 해피 사이드 트레일(Glen Haffy Side Trail)은 4.8킬로미터의 의미 있는 길로, 메인 트레일과 연결하면 10.3킬로미터의 완전한 루프가 되죠. 글렌 해피 로드(Glen Haffy Road)라는 아름다운 시골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멸종 위기에 처한 버터넛 나무(butternut trees)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지역의 저명한 자연학자 돈 스칼렌(Don Scallen)이 여러 차례 하이커들에게 소개했던 바로 그 나무들이죠.모노-아드잘라 타운라인(Mono-Adjala Townline)에서 메인 트레일 41.6킬로미터 지점까지의 구간에는 멋진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모노(Mono)"와 "아드잘라(Adjala)"라는 지명 속에는 분명 이 땅의 오래된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봄이나 가을, 나뭇잎이 지고 시야가 트이는 계절에 이 길을 걸으며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발굴해낼 생각에 벌써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반면 허클리 로드 사이드 트레일(Hockley Road Side Trail)은 고작... 250미터입니다. 컵라면 하나 끓이지 전에 끝날 수 있는 짦은 길이에요. "거기에 무슨 쓸 말이 있어?"라고 물으실 분들 많을 텐데요. 하지만 저는 이 짧은 250미터에 제 작가 인생을 걸어볼 참입니다. 왜냐고요? 이 길이 바로 제주 올레 브루스 트레일 우정의 길(Jeju Olle Bruce Trail Friendship Trail)로 통하는 마법의 관문이거든요.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 숲속에 나타난 푸른 조랑말
허클리 로드(Hockley Rd)를 걷다 보면 작은 파란색 금속 조랑말 표식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이것을 본 하이커들은 의아해합니다. "이게 뭐지? 브루스 트레일의 흰색 블레이즈와는 다른데?" 그 푸른 조랑말은 제주의 '간세'입니다.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운다는 제주 방언 '간세다리'에서 따왔어요. 이 작은 표식은 우리에게 숲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으라고 속삭입니다. "Hey, take it easy! 좀 천천히 가요!"제주의 하이커가 파도 소리를 들으며 현무암 길을 걷듯, 온타리오의 하이커는 에스카프먼트 절벽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석회암 길을 걷습니다. 두 길은 지질학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완전히 다르지만, 걷는 사람의 마음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는 것만 다를 뿐, 걷기 정신의 아름다운 만남입니다.
250미터에 담긴 무한한 연결
이 짧은 길 위에 어떤 이야기를 심을까 고민합니다. 하이커들에게 던질 질문들이 벌써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어요."왜 100대나 되는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을까요? 이것은 이 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 파란 조랑말 심볼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리고 이 250미터를 지나 메인 트레일로 들어선 당신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어쩌면 누군가는 이 짧은 글을 읽다가 제주 올레길을 검색해보고, 언젠가 제주도를 방문하는 꿈을 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제주 올레길을 걷던 누군가가 캐나다의 브루스 트레일을 찾아와 눈 덮인 숲에서 친숙한 간세를 만나며 반가워할 수도 있겠죠. 250미터의 물리적 거리가 수천 킬로미터의 문화적 연결로 확장되는 순간입니다.
QR코드에 심어놓을 나의 큰 그림
제가 쓴 이야기는 QR코드가 되어 트레일 표지판에 붙을 예정입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든 하이커들에게 이렇게 말을 걸고 싶어요."지금 서 있는 이 자리는 두 대륙을 잇는 우정의 시작점입니다. 여러분의 발걸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태평양을 건너 제주 해안가까지 이어집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마음으로 걷는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 끝없는 연결의 발견1년 전만 해도 그저 예쁜 겨울 풍경이나 보러 다녔는데, 길은 저를 자꾸만 더 깊은 곳으로 끌고 가네요. 협곡의 고요 속으로, 얼음 기둥 사이로, 고대 절벽의 역사 속으로. 그리고 이제는 이야기꾼의 세계로요.브루스 트레일의 사이드 트레일들은 메인 루트에서 살짝 벗어난 '인생의 샛길' 같습니다. 하지만 아시죠? 원래 맛집은 골목길에 있고, 인생의 묘미는 샛길에서 발견되는 법이라는 거.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소중한 만남을, 가장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저도 '하이커'라는 메인 도로에서 '작가'라는 옆길로 살짝 빠져보려 합니다.
캐나다 숲길에서 제주 바다까지
새싹이 돋고 버터넛 나무들이 깨어나는 계절인 봄이 오면 글렌 해피를 걸을 것입니다. 그리고 허클리 로드의 250미터는 아주아주 천천히 여러 번 걸을 예정입니다. 그 길 위에 새겨진 두 나라의 우정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캐나다의 숲길에서 제주의 바다 냄새를 맡고, 250미터의 짧은 길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가로지르는 연결을 발견하는 이 여정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이야말로 트레일과 인생이 닮은 점이 아닐까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새로운 여정을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딛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