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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zabeth Kim Dec 05. 2024

캐나다 문화예술 체험단 1기 활동을 마치며

문화예술 산책의 기회가 되다

2024년도 이제 한 달이 채 안 남았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정말 일 년이 돌아서는 1초 같다. 2024년은 많은 변화가 있었고 또 많은 일을 했다. 그중 최근 성공리에 마친 캐나다 문화예술 체험단 활동을 돌아본다. 


11월 한 달간 캐나다 문화예술 체험단 1기를 모집했다. '한 분이라도 계시면 다행이지...' 하며 큰 기대 없이 시작했다. 물론 광고도 많이 하지 않고 소박한 마음으로 인스타와 스레드에 올려봤다. 웬일인가! 네 분이나 신청해 주셨다. 함께 한 한 달이 보람되고 행복했다. 


와이너리 및 와인문화, 맥주 양조장, 자연동굴, 캐나다 로컬 음악, 캐나다 원주민 문화, 창고극장과 식사, 캐나다 화가 그룹 오브 세븐, 고급 하이티(애프터눈 티), 이 중 창고극장을 제외한 일곱 개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와이너리 및 와인 문화 체험


와이너리 장소는 나이아가라와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 두 곳이었다. 나이아가라 지역은 영어권분들과 에드워드 카운티 지역은 한국어권 분들과 함께 했다. 나이아가라에서 유일하게 온타리오 호수에 접해있는 콘젤만 와이너리(Konzelmann Estate Winery)와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의 와이너리 세 곳을 체험했다. 콘젤만 와이너리는 1893년 독일에서 시작된 장인의 전통을 이어받아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실내에 마련된 전망대를 올라가면 와이너리 뒤로 온타리오 호수가 펼쳐져 있어 넋 놓고 보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콘젤만 처럼 온타리오 호수에 접해 있는 와이너리가 하나뿐이랴.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에도 있어 가봤다. 바로 Waupoos Estate Winery!  와이너리 자체도 아름답지만 호숫가에 위치한 주변 풍경이 빚어내는 조화가 더욱 인상적인 곳이다. 마치 남유럽 어느 해안가의 와이너리를 연상시키는 그런 곳이다. Black Prince 와이너리의 피자, 거기다 Huff 와이너리의 갤러리까지 선사받은 값진 체험이었다. 




캐나다 맥주 양조장 체험


맥주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여행 갈 때면 다닌 경험이 이번 체험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미국 요세미티와 로키에 가서 마셨던 맥주가 너무 맛있어 시작된 계기다. 캐나다 온타리오에도 유명한 양조장이 있다. 며칠 전 "돌싱글즈"라는 TV 프로그램이 여기 토론토에 와서 내가 좋아하는 양조장이 있는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 가서 맥주 마시는 장면을 소개하는 걸 보면서 많이 알려지긴 했나 보다고 생각했다.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 있는 밀 스트리트(Mill Street)와 베리에 위치한 플라잉 몽키스(Flying Monkeys)에 방문했었다. 쏜버리에 있는 쏜버리 양조장도 다른 체험을 하면서 덤으로 가봤다. Mill St. Brewery는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내에서 맥주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캐나다의 크래프트 맥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양조장 중 하나로, 지역 주민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플라잉 몽키스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맥주 제조의 예술성을 중시하며, 다양한 맛과 스타일의 맥주를 탐험하길 원하는 맥주 애호가들에게 인기다. 




캐나다 자연동굴 체험


시닉 케이브 네이처 어드벤처(Scenic Caves Nature Adventures)의 자연 속으로 떠나는 특별한 여정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영감을 얻고 자신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캐나다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로 온타리오주 최고의 스키 리조트가 있는 블루 마운틴 빌리지에서 약 5~10분 거리에 있다. 가을 낙엽이 진 후의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거센 바람에도 맑은 날씨 덕에 쾌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캐나다 로컬 음악 체험


온타리오주의 깊은 예술적 영혼을 만나고, 캐나다의 로컬 음악이 지닌 독창적인 매력을 탐구할 수 있는 특별한 하루였다. 음악을 전공하고 한국에서 영화음악을 오랫동안 창작한 재원인 젊은 분과 함께 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도 나누며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빅토리아 출신의 Jon Middleton과 Sierra Lundy로 구성된 음악 듀오, Ocie Elliot의 공연을 토론토 다운타운의 Massay Hall에서 관람했다. 예술을 잘 모르지만 듣고 있으면 좋으면 되지 않나. 공연을 하는 두 시간 내내 듀오의 화음에 빠져 삼매경 속에... 그거면 족하지 않나





캐나다 원주민 문화 체험


캐나다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다 보면 늘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원주민 문화다. 온타리오는 주로 원주민(Indigenous People)과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이 처음으로 거주한 곳이다. 그들의 역사, 유산, 언어, 전설, 그리고 이야기들로 풍부하게 채워져 있는 곳이다. 우리가 간 곳은 미드랜드에 있는 휴로니아 박물관(Huronia Museum)으로 전통 예술과 공예, 음악 등의 예술을 통해 인간의 뿌리와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캐나다 화가 그룹 오브 세븐 아트 갤러리 체험


자연을 배경으로 대자연을 캔버스에 그려 온 예술가 7명. 그야말로 캐나다를 상징하는 화가다. 그리고, 그들이 예술을 알린 지 벌써 1세기가 지났다. Group of Seven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곳 중 대표적인 한 곳인 맥마이클 아트 컬렉션(McMichael Canadian Art Collection)과 오웬 사운드에 있는 탐 톰슨 아트 갤러리(Tom Thomson Art Gallery)를 방문했다. 그룹 오브 세븐의 대표작들을 감상하며, 캐나다 자연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이들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들의 작품은 캐나다의 자연과 문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으며, 캐나다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 고급 하이티(애프터눈) 체험


일상에서 벗어나 고급스러운 차 문화의 세계로 빠져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차 한 잔의 깊이와 함께,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우아한 여정이었다. 토론토 다운타운 리츠칼튼 호텔에 위치한 티 숍 Epoch과 특별히 우리 집에서 두 차례 치러졌다. 리츠 칼튼은 화려함의 대명사다. Drake Hotel과 Minami를 디자인한 토론토 기반 에이전시인 DesignAgency가 리츠-칼튼을 디자인할 때, 금빛으로 빛나는 백 년 역사를 강조했었다. 우리 집에서 체험단 1기분들과 나눈 값진 대화는 지금도 마음에 메아리처럼 평온히 자리 잡고 있다. 







2024년의 마지막 달, 한 해를 돌아보며 생각에 잠긴다. 체험단 활동을 했던 11월 한 달간 나이아가라의 와이너리에서 불어오던 온타리오 호수의 바람, 시닉 케이브의 고요한 자연 속에서 느꼈던 평화, 그리고 그룹 오브 세븐의 그림 속에서 만난 캐나다의 대자연까지. 이 모든 경험은 나와 함께한 사람들의 마음에 남겨진 살아있는 이야기들이다.


여행이란 어쩌면 낯선 풍경을 만나는 일이 아니라, 그 풍경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한 잔의 와인, 한 모금의 차,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우리가 만난 것은 결국 각자의 삶과 꿈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캐나다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 각자의 색을 더하며 그림을 완성했다.

결국, 문화와 예술이란 단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순간과 영원을 이어주는 다리다. 그 다리 위에서 나와 네 명의 체험단은 서로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잠시나마 특별한 세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다리의 끝에서 문득 깨닫는다. 여행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것이다. 또 다른 날의 빛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2025년에 펼쳐질 캔버스 위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기대하며,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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