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핵심 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 자산이다. 달러나 유로화 등 법정화폐와 1:1로 가치가 고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테라-루나 붕괴 사태 이후로 스테이블 코인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규제 필요성이 강조됐다.
지난해 6월 27개국이 회원국인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 가상자산 단독 입법안인 미카(MiCA, Markets in Crypto-Assets)에 합의했는데, 9월 미국 백악관 또한 디지털 자산 Fact Sheet를 발표하며 세계 주요 국가들은 가상 자산 관련 법안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이 마련한 미카 규정에서는 발행량 10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담보하는 가상 자산의 경우에만 스테이블 코인으로 인정되는데, 중앙은행 권고로 인가를 거부하거나 취소하는 게 가능하다. 정식으로 등록된 기관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나 이에 준하는 담보 자산을 갖춘 스테이블 코인만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와 발행량이 모두 국가 감독 아래 놓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제36조와 45조 '이자의 금지'에서는 발행자 또는 서비스 제공자의 가상자산 이자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가상 자산 분석 업체인 쟁글에 따르면 이는 스테이블 코인을 예치하였을 때 스테이킹 보상(이자)을 더 이상 얻을 수 없다는 의미로 다른 가상 자산에 미칠 위험을 차단하겠다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분석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안정성을 바탕으로 예치 이자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어 디파이 프로토콜 등에서 수요가 많았는데, 미카 규제 후 이자 지급이 중단되게 되면 스테이블 코인 수요가 줄어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리스크를 겪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상 자산 업계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 자산의 변동성이 커질 때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특정 법정화폐와 1:1로 연동이 되기 때문에 가격 안정성 면에서 장점이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이 스테이블 코인이 갖는 리스크에 대응하여 정책 설계에 나선 만큼 우리나라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급성장에 대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