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제대로 된 길로 접어들었다.
다리를 건너면 뭐가 있을까?
이 정도의 그늘이 어디냐
잠깐 더위를 식힐 수 있어서 다행이다.
더위도 더위지만 이제 허기를 참기가 힘들다.
해는 높아지고, 길도 점점 높아진다.
도대체 여긴 어디~? 난 뉴규~?
자전거 여행할 때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하면 좋다.
중간중간 에너지가 떨어질 때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아이도 어른도 좋아하는 초콜릿이면 더 없이 좋겠지만
삼십 도가 넘어가는 한 여름 날씨에 초콜릿을 준비했다가는
종이에 초코우유를 담아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탕도 비슷하다.
금새 녹아버린다.
라이더들이 추천하는 간식은 양갱이었다.
양갱은 달아서 금새 에너지를 높일 수 있고,
날이 더워도 녹지 않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것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어렸을 땐 양갱을 먹지 않았다.
팥으로 만들어서 그랬던것 같다.
난 팥으로 만든 음식을 먹지 않았다.
아주 많이 어른이 되고부터 난 팥죽이 맛있어졌다.
그리고 양갱도 가끔 맛있다.
나이 들어서 좋은건
어릴 때는 먹으면 죽을것만 같았던 음식들이
지금은 맛있어졌다는 것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아졌다.
당근, 호박, 시금치, 팥, 나물 등등등
생각해보니 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네
그리고 이 날, 난 알게 됐다.
나이가 아주 많이 들기 전이라도
아직 어린이일지라도
팥으로 된 양갱이 맛있어질 수 있다는 것을.
준비해간 간식이 모두 떨어지고 양갱만 남았다.
아침을 굶은 상태로 한 두시간 자전거를 탄거 같다.
가도가도 식당은 보이지 않고
오르막만 이어졌다.
오르막을 오르던 중 그늘 조금 보여 잠깐 쉬었다 가기로 했다.
그리고 가방에 남은 마지막 간식인 양갱을 꺼냈다.
아이들에게 말했다.
"양갱 먹을 사람?"
"저요"
"저요"
아이들은 양갱을 두 개씩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ㅋㅋ
아 이렇게 맛있고 아쉬운 양갱은 다신 맛볼 수 없을 거다.
다시 생긴 힘으로 다음까지 잘 가자는 의미로 화이팅을 했다만,
목소리는 힘이 넘치지 못했다.
에너지를 아끼려면 목소리마저도 아껴야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런 깊은 생각따위 할만큼 머리가 복잡하지 않았다.
나의 뇌구조는 아주 단순했다.
밥, 에어컨, 아이스크림, 눕눕
그래도 다시 오르막을 가야하니 힘을 내야지!
누군가는 복숭아 나무아래서 도원결의를 했다지!
우리도 결의를 다져보자
한뼘짜리 나무 그늘 아래서 우리 넷은 "양갱결의"를 했다.
이미 가족이지만 오늘은 자전거 동료로서!
다음 목적지는 인증센터가 아니라 식당이다.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