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는 매끈하지 않다.
걸리적거린다.
손에서 나온 거라, 다시 손이 들고 품이 든다.
0과 1의 동일 재생은 불가능하다. 조금씩 변주된다.
〈센과 치히로〉의 연극은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매끈하지도, 쌔끈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들의 손과 발의 움직임에는 정겨움이 배어 있었다.
그들은 아날로그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버스를 탈 때도,
기차를 탈 때도,
늘 수고로움이 있었다.
아날로그 앞에서 우리는 종종 당황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물성이 있고,
촉감이 있으며,
그 걸리적거림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비로소 시간과 공간을 인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