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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사 Nov 25. 2021

사람마음 움직이는것이 이리 힘들줄이야

관계란 일방통행인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요즘은 주말마다 낚시를간다. 아니 시간날때면 일부러 시간내서 바다선상낚시를 즐기러간다. 새벽에 선착장에 도착해야하기 때문에 대전에서는 어느바다를 가도 2시간이상이 걸린다

적어도 새벽 2시에는 출발해야 이른 아침에 목적지에 갈 수있다. 또한 낚시 가는날에는 으례 잠이안온다. 조금이라도 자둬야하는데 설레여서 거이 뜬눈으로 운전해서 목적지에 가곤한다. 그래도 낚시 가는길은 피곤하지않고 즐겁게 갈수있다. 주로 새벽시간대에 다니는 큰 화물차들을 제외하고는 텅비고 어둡지만 고요한 고속도로 사이를 달릴때면 어쩌면 낚시보다도 이순간을 더즐기고 있는것같기도하다. 간격을 맞추어 서있는 가로등불이 차안에 리듬을 맞춰 비추며 지나갈때면 세상  고민이 다 사라지는것 같다.

그러면서도 차안의 노랫가사에 심취될때면 인생에 대해 숙연해지는 순간도 있다


나 잘 살고 있는걸까?


많은 생각들을 하게된다. 추억.돈.성공.죽음.미래.가족....

모든것들이 잘돌아가고 있나 나도 모르게 점검하고있다. 이처럼 낚시가는길에는 인생의 희노애락이 있다. 일년넘게 낚시를 다니며 나름 낚시에 대한 철학도 생겼다. 이것은 나중에 따로 써볼생각이다

낚시에 대한 얘기를 서두에 꺼낸 이유는 내가 그동안 무기력하게 지낸 지난 생활동안 나의 해방구이고

해결책의 하나로 낚시에 집중하면서부터이다

회사에서의 무기력감도 많이 극복되었고 업무에 대한 두려움도 낚시가 아이러니하게도 보상심리로 작용되어 잘대처해내고 있는듯했다.

예전에 글에도 썼듯이 업무에 대한 무기력감은 유능하게 해내지 못해서 이기도하다. 난 여전히 업무에 유능하지 못하다. 예전에 무기력에 힘들어 할때와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왜 내마음의 무거운 돌이 작은 자갈돌로 변한걸까. 내마음의 걸림이 많이 사라진기분이다.그건 회사생활을 하면서 다가오는 무기력의 순간들에 내가 받는 충격이 약해졌다는것에서 알수있다. 어느 작가분이 말씀하신 걸림없이 산다는건 마음의 자유를 말씀하시는것 같기도하다.

낚시를 통해서 나에게 무기력의 늪에 자주 빠뜨린 선배하고도 관계가 좋아진 느낌이였다. 최소한 그날이 있기전까진...

업무특성상 기술적인 능력이 많이 필요한 여기에선 인문고에서 미분적분에 열광하고 대학에서 공학에 열과 성의를 다한 나에게 실력발휘를 할수있는 일이 얼마없었다. 기계에 전기적인 부분이 고장나도 검전기하나도 감전될까 테스트하지못하고 기계시스템의 전체적인 흐름도 헷갈려서 문제가 생기면 뒤로 빠지기가 일수였다 . 유능하지못해서 무기력으로가는 지름길을 택한것이다. 더욱이 사회생활도 정글같은 곳이라 약한모습을 보이면 공격당하기쉬었다. 물론 이런나의 약한모습마저 배려해주는 고마운 사람도 있었지만 나와 같은조로 일하는 선배는 그렇지못했다. 현장파악이 늦고 행정경험도 없는 나는 그선배의 비난의 대상이였다. 최소한 내입장에서 그사람은 그런사람이였다. 그런데 선배와 나사이에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었다. 그게 바로 낚시였다. 나도 좋아하는 낚시였지만 그선배한테는 늘 낚시이야기를 했고 동출(동반출조) 도 자주 같이나갔다. 업무적으로는 힘든상대였지만 낚시로 접근하니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였다.나는 일부러 선배와의 동출도 자주 나가고 새벽에 둘이 가는 차안에서 회사이야기. 상관뒷담화.업무이야기를 해나가니 그동안 주눅들어있던 마음이 어느정도 풀어졌다. 업무적으로 내가 공격당하기전에 업무외적으로 소통을 하는것이 내가 정글에서 살아나가는 방법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소통을 하다보니 선배도 업무에 있어서 무능한 나에  모습에 어느정도 이해해주는것 같았다. 그러면  나역시 업무를 처리해나갈때 어느정도 내 목소리를 낼수있었다. 무기력의 악순환에서 자신감의 선순환이 되고있었다. 선배와의 관계가 좋아지니 나를 괴롭히던 무기력의 요소들이 내마음의 걸림없이 넘어가기도했다. 그런것이다. 나는 회사에서의 작은 걸림돌이 내 생활 전반에 모든 무기력으로 다가온 것일수도 있다

어쩌면 마음가짐이란 숨 한번 깊게 여유를 주는것만으로도 달라질수 있을진데 나는 그동안 무엇때문에 힘들어했던걸까. 이제는 무기력의 이유도 잊어버린것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시험의 순간이 와버렸다. 선배와 내가 떨어져서 현장을 점검하던중 나에게 선배 전화가왔다

나는 무슨 일이지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저쪽에서 내목소리가 안들리는듯 했다. 선배는 여보세요를 말하고 나는 말씀하세요 라고 반복하는 통화내용이 되었다. 나는 아무래도 실내의 외진곳이라 그런가보다하고 끊고 다시 할려고  종료버튼을 누르려는데 하필 내가 안듣고 끊었으면 됐는데 저쪽의 음성이 나의 뇌리에 박히듯 녹음되었다. 그건 선배가 상대방에게 나에 대한 뒷담화를 하고 있던것이다. 선배는 전화가 끊길줄 알고 계속해서 나에 대한 뒷담화를 하고 있어다. 뒷담화 내용은 터무니없는 소문이 아니라 평소에 본인에게 실수가 된부분들이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처음으로 들었던 기분은 서운함이였다. 그동안 그선배의  마음에 들기위해  내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것들이 모두 내 만족이였을뿐이였다. 내가 남에게 어떻게 하든 타인의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는것을 현실적으로 느끼는 순간이였다

그 다음으로 나에게 다가왔던 감정은 분노가 아니였다. 실소가 나왔다. 이런 상황이 나에게 주어진다는것이 재미있다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나에게 왜 이런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셨는지 웃음이 나왔다. 여하튼 한동안 전화기의 빈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던것같다. 그러던중 전화기가 연결되었다

나는 부정하기 싫었다

"선배 왜 말씀을 안하세요.제가 계속 듣고있었는데"


"그래? 왜 여기선 연결이 안됐지"


전화기 넘어 멋쩍어하는 선배의 음성이 들렸다.

결과적으로 나에대해 뒷담화한거에 대해 미안했다는 선배의사과를 받았지만 한번 내맽은 말에 대해 사과한다고 해결되는것이면 세상일이 상당히 편해지지않을까

현장으로 복귀하는 차안에서 둘만의 시간이 서먹함으로 가득했다. 난 태연한척 노력하진 않았다. 알려주고 싶었다. 그동안 당신과 소통하려고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당신은 고작 전화연결 안된다고 내뒷담화나 하고 있었던 거야!

나의 무언의 외침이 전달될리는 없겠지만 나는 계속 외치고 있었다

.

.

.

.

관계란 내가 10 을 준다고 10 을 받을수는 없는것같다. 내가 준 10 은 상대방에게 1만 갈수도있고 100 이갈수도 있다. 또 내가 준 10 을 받은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10 을줄수도 있다. 이것이 인간관계의 아이러니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니 하나님이 나에게 준 시험에서 나는 무기력에 빠질만큼 큰 충격을 받지않았다. 어쩌면 그동안의 무기력에 대한 고민이 어느정도 면역력이 생기게한것은 아닌지싶다

여하튼 일어난일은 일어난일. 내맽은 말은 주워담을수없고 들었던 뒷담화를 잊을수도 없는일이다

정답은 모르겠다. 다만 아픈경험으로 삼고 다음부터 무언가를 바라고 마음주진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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