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검진의 중요성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생리불순은 흔한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작은 신호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일 수 있다.
37세의 그녀는 바쁜 직장 생활로 임신 준비를 미루고 있었고, 생리가 불규칙해진 것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들에게 흔한 생리불순으로 여기고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있었다. 나는 혈액검사를 진행하고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처방하며 말했다.
"주사를 맞고 나면 일주일 후쯤 생리처럼 출혈이 있을 거예요. 오랜만의 생리라 양이 많을 수 있어요. 출혈이 너무 심하지 않다면, 생리 직후에 자궁내막이 제대로 떨어졌는지 확인하러 다시 오셔야 해요."
한 달 후, 그녀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주사 후 7일째부터 시작된 출혈이 20일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 결과, 여전히 자궁내막이 두꺼웠다. 출산 경험이 없어 외래에서의 자궁내막 생검이 어려워 프로게스테론 경구약을 처방하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또 한 달 후, 출혈은 멈췄지만 자궁내막 상태가 여전히 의심스러워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했다.
9개월이 지나 그녀가 다시 찾아왔을 때, 나는 그녀의 밝은 표정을 보고 안도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예상과 달랐다. 대학병원에서 받은 조직검사 결과 자궁내막암 초기 진단을 받았고, 자궁적출술을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항암치료는 필요 없었고 현재는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37세, 아직 출산을 하지 않은 그녀에게 이 진단은 충격적이었을 텐데, 오히려 그녀는 "제가 바빠서 병원을 잘 못 다녀서 병을 키웠어요. 선생님께서 적극적인 검사를 권유해 주셔서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 잘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해요"라고 인사해 주었다.
자궁내막암의 발병률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특히 30-40대 여성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 2021년 국가암통계자료에 따르면, 30대의 자궁내막암 발병률은 2000년대 초반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의 원인으로는:
비만: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여 위험을 증가시킨다.
서구화된 식습관: 고지방, 고칼로리 식단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늦은 출산과 저출산: 임신과 출산이 자궁내막암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이의 감소가 발병률 증가와 연관이 있다.
호르몬 불균형: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 에스트로겐 과다 상태가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자궁내막암의 특징적인 증상은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질 출혈이 발견되면 자궁내막암의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폐경이 오지 않은 젊은 여성의 경우 불규칙한 생리가 반드시 자궁내막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증가된 유병율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골반통이나 질 분비물의 이상 소견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행히 자궁내막암은 조기 발견 시 치료 성공률이 높다.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 특히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녀는 불편했던 부분들에 대한 치료를 한 후 밝은 얼굴로 진료실을 나섰다.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도 씩씩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마음이 밝아졌다.
그녀의 사례처럼 정기검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생리 주기의 변화나 비정상적인 출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우리의 건강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