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멈추면, 마음도

by 지로 Giro


그리움이란 꼭 다시 마주해야 하는 걸까.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 해서 반드시 곁에 두어야만 진짜일까.

삶은 우리에게 때로 거리를 두라고 말하고,

또 때로는 이루어지지 않음을 통해

그 감정의 깊이를 깨닫게 해준다.


우리는 지나간 슬픔은 시간 속에 흘려보내면서도

그 안에 담긴 아름다운 순간은 오래도록 품는다.

슬펐지만 소중했고, 아팠지만 눈부셨던 그 시절.

그래서 잊지 못하는 건, 마음이 아직도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떠나면 차도 식는다’는 말처럼,

모든 관계는 언젠가 끝이 있다.

하지만 끝이 있다고 해서,

그 모든 순간이 무의미했던 건 아니다.


사랑은 바람처럼 찾아와,

언제고 스쳐 지나간다.

그 바람이 멎고 나면

남겨진 마음은 흔들리고, 아프고, 머문다.

그러나 그 마음조차도

스스로 다독이고 가라앉혀야 한다.


살아간다는 건,

때로는 스스로를 깨우고

또 때로는 모든 일을 고요히 받아들이는 것.


제때에 정신을 차릴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일어난 일마다

담담히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가장 단단한 사람이다.


바람이 멈추면, 마음도.

오늘의 나는, 그렇게 다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