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

by 지로 Giro

몸의 무게를 줄이는 일은
결국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는 일과 닮아 있다.

시험 기간의 아이는 탄수화물을 줄인 탓에
날카로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만든 시간표를 철저히 지키고
스콘 하나를 챙겨 먹는 여유를 잃지 않는다.
열여섯의 몸으로 해내는 일을
나는 어른이 되어도 자주 무너뜨린다.
그 단단함이 부럽고, 대견하다.

그 아이를 보며
나도 8+16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사람을 덜 만나고
중요한 만남만 남겼다.
식사 약속이 줄어든 자리에
고요가 앉았다.

저녁이 되면 허기가 찾아오고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한다.
이 아이는 아직 열여섯인데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제야 그 싸움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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