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

by 지로 Giro

경계가 없는 마음은,
끝내 제 몸을 지탱하지 못한다.

바람은 흩어지고,
물은 흘러넘친다.
자유라 부르던 것은
순간의 방종일 뿐.

작게 그은 선,
보이지 않는 울타리 안에서
나는 오히려 숨을 고르고
한 발자국 더 멀리 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여백이 필요하다.
한 걸음의 물러섬이
서로를 오래 머물게 한다.

거리는 무정함이 아니다.
계산도 아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려는
깨끗한 자각이다.

가장 가까운 순간에도
나는 너에게 다 닿지 않는다.
그 남겨진 틈,
그 투명한 간격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지켜낸다.

수,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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