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이유

by 지로 Giro

밤마다 책상 위의 불빛은
작은 등불 하나로 나를 지탱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던 그 불빛 속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만 더 해보자. 네 안의 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어.”

나는 그 말을 오랫동안 오해했다.
그건 채찍이라 믿었고,
나를 밀어붙이는 명령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사실,
세상이라는 폭풍 속에서 내가 꺼지지 않길 바란 기도였다.


며칠전 중학교 입시 시험을 마친 작은아이가
소파에 기대 앉아 내게 물었다.
“엄마, 중학교 입시 시험이 쉽지 않은데
엄마가 생각했을 때 인생에서 이 시험은
어떤 역할을 하고, 비중이 얼마나 돼요?”

나는 잠시 멈칫했다.
‘엄청 중요하지’ 하고 뻥을 칠까 하다가
솔직히 말했다.
“글쎄, 극히 일부분이야.”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엄마, 어른들은 이상해요!
본인들도 그 과정을 겪었으면서
왜 시험 난이도를 그렇게 높이는 거예요?
왜 이런 걸로 사람을 피곤하게 해요?”

나는 웃었지만,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래, 왜일까.
왜 인생의 초반부터 사람을 그렇게 피곤하게 만들까.
그건 어쩌면,
우리가 여전히 ‘공부’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공부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무기다.
자유롭게 살기 위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나를 만들기 위한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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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나에게 벽이자 문이었다.
닫으면 나를 가두고,
열면 세상을 향해 이어졌다.
엄마는 그 문을 여는 방법을 알려주려 했던 것이다.

값표 대신 마음을 먼저 고를 수 있도록,
피로보다 온기를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누구의 명령도 아닌 나의 결정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공부는 글자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연습이었다.
내 안의 어둠과 부딪히며,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이 되어갔다.


세상은 여전히 묻는다.
왜 그토록 애썼냐고.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미소 짓는다.
공부는 나의 감옥이 아니라,
엄마가 내게 남겨준 가장 단단한 날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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